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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May 03. 2024

살아있음의 기준은 저항력이다

물벼룩보다 못한 사람이 되지 않기

  물벼룩을 이용한 생태독성 실험을 할 때, 독성물질에 대한 물벼룩의 반응으로 독성을 결정한다. 물벼룩도 엄연한 생명이기에 살아있는 녀석들은 자기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표출한다. 죽은 녀석들도 생명없음을 드러내는데, 두 경우의 양상이 비슷하다. 방향이 반대인 것만 빼고.


  물벼룩의 생존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각각 5마리의 개체씩 담겨있는 물이 든 컵을 흔들어 와류를 만든다. 한쪽 방향으로 소용돌이치는 물결에 휩쓸려 움직이는 물벼룩들은 죽은 것이다. 반면 물결에 휩쓸리지 않으려 반대 방향으로 헤엄치는 녀석들은 살아있는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환경에 온몸으로 저항하며 힘차게 역행하는 것으로 자신의 생명력을 표출하는 것이다.


  생명은 부자연스럽고 불편하다. 흘러가는대로 몸을 맡기며 편하게 움직이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것 같지만 스스로 통제력을 놓아버리고 사는 삶의 최후는 후회와 실패감이 남을 뿐이다. 우리는 그렇게 흘러가는대로 사는 삶에서 어떤 의미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흘러가는대로 사는 삶을 다르게 표현하면 무계획의 삶이라 할 수 있다. 계획은 세우지만 지킬 수 없는 계획을 세워서 결과적으로 흘러가는대로 살아버린 삶도 계획없이 산 삶보다는 조금 나을 수 있지만 역시나 올바르다고 할 수는 없다.


  흘러가는대로 사는 삶은 수동적인 삶이다. 일상에서 별 의미없이 보내버린 시간들을 떠올리며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요즘은 이렇게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기 너무 쉬운 시대다. 그리고 그런 시간이 쌓일수록 자존감의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세워 실천함으로써 내 삶을 통제하고 있음을 증명해내야 한다. 독서는 그러한 실천방안으로 삼기에 아주 적절한 방법이다. 운동도 그렇다. 반대로 삶의 주도권을 내주기 쉬운 예가 장시간 영상을 시청하는 행위다. 읽는 것은 능동적인 행위이지만 보는 것은 수동적이기 때문이다.





물벼룩이 자기의 생명력을 표출해내는 것을 보며, 물벼룩보다 못한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 너무 쉽게 통제력을 내주는 삶이 되지 않도록 오늘도 책을 펴고, 몸을 움직인다.





Photo by David Boca i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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