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제목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직접적으로 들으려 가면 실망할 수 있다. 오히려 관객이 스스로 생각하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그래서 말하려는 게 뭔데?"라는 질문도 당연히 드는 영화일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제목에 대한 답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마히토라는 소년이 엄마를 떠나보내고 난 후 새엄마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마히토는 저택에서 여러 가지 신비한 일을 겪게 되는데 말하는 왜가리를 발견하기도 하며, 신비한 꿈을 꾸기도 한다. 그러다 새엄마 나츠코가 사라지게 되며, 새엄마를 찾다 신비한 탑에 들어가게 된다. 신비한 탑은 어머니의 큰 할아버지부터 외가에 전설처럼 대대로 내려오는 탑이었다. 마히토는 새엄마를 찾으려 탑의 안으로 들어가게 되며, 영화는 그 안에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나도 모르게 찾고 있었다. 사실 영화를 재밌게 보려면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보는 편이 훨씬 재밌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에 이르러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부터는 결말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영화에서 세 사람의 살아가는 방식을 봤다. 마히토, 새엄마인 나츠코, 그리고 엄마인 히미이다. 엄마인 히미는 예전에 화재로 세상을 떠났지만 탑의 세계에서는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소녀로 살고 있다. 나츠코는 언니인 히미를 잃고 언니의 남편과 결혼하여 살고 있고 출산을 앞두고 있다. 마히토는 어머니를 잃고 새엄마인 나츠코와 새 집에서 살게 되었으나 나츠코가 사라지자 탑 안으로 그녀를 찾으러 들어왔다. 마히토는 탑 안에서 어머니인 히미와 재회하기도 하지만 이미 어머니는 자기의 세상에서 없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새엄마인 나츠코를 어머니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츠코는 마히토를 아꼈고 사랑으로 대했다. 마히토는 애써 외면했지만, 서서히 진심이 그에게 닿았을 것이다. 결국 나츠코와 함께 원래의 세계로 돌아간다. 히미는 사랑하는 아들과 동생과 재회한다. 그리고 그들의 행복을 소망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벌어진 일을 애써 바꾸려 하지 않는다. 본인이 화재로 죽을 것임을 알고도 다시 마히토의 어머니가 되는 문으로 들어간다. 나츠코는 언니의 남편과 재혼하고 아이를 갖는다. 어찌 보면 언니의 삶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출산을 앞두고 그녀는 탑 안으로 들어가며 그 안에 나오고 싶어 하지 않는다. 탑 안으로 들어온 마히토를 보고 애써 싫은 소리를 하지만, 나츠코도 마히토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끼고 있었다. 결국에는 마히토와 손잡고 탑 밖으로 나오게 된다.
마히토는 어머니인 히미와의 이별을 인정하고 나츠코를 어머니로 받아들인다. 히미는 이미 일어난 사건을 바꾸려 하지 않고 나츠코의 언니, 마히토의 어머니가 되는 길로 간다. 화재로 본인이 죽을 것임을 알고서도 선택한 것이다. 나츠코도 마히토와 함께 새 가족이 되는 길을 택한다. 세 사람은 각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선택했다. 선택에 있어 강요는 없었고 각자의 삶의 방향을 정했다. 나츠코, 히미, 마히토와 같이 우리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항상 고민한다. 어떤 영향을 받든 결국 그 삶을 살아가는 것은 선택한 우리이다. 그런데 때로는 우리 삶의 방식을 결정함에 있어 외풍에 흔들리기도 한다. 부모님이 바라는 삶일 수도 있고, 사회의 이상적인 생애주기를 따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은 다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결국은 각자의 방식대로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서 그대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남이 답해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질문은 인생에서 한 번에 그치는 질문도 아니다. 살면서 계속해서 끊임없이 떠오를 질문이다. 마히토, 히미, 나츠코의 선택이 옳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영화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지 않는다. 남의 삶의 모든 순간을 알 수 없다. 아무리 가족이어도 전부를 알 수는 없다. 매 순간 삶에서 정답을 찾을 수도 없다. 단지 각자의 방식으로 결정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매 순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할 테지만 또 각자의 방식으로 살 것이다. 우리가 순간순간 내린 결정들이 우리의 방식이 되어 삶을 이룬다. 누가 평가할 수도 없고 정답도 따로 없는 각자만의 삶이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나서 내가 질문에 내린 답은 이렇다.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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