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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욱 Dec 11. 2023

작가들의 공동집필과  독자 참여 연구

2023 서울문화재단 지원사업  RE:SEARCH

2023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 통합공모 2차 예술기반지원 <RE:SEARCH> 에 선정되어 2023. 5. 1. ~ 2023. 11. 30까지 <작가들의 공동집필과  독자 참여 연구>을 진행했다.


<문학의 ‘하이퍼텍스트 픽션 ’연구>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하이퍼텍스트 기반의 인터넷 미디어는 네트워크 구조를 배경으로 링크로 움직인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독자들의 각주다. 기존 종이책에서 종속된 역할을 하는 각주와 달리 하이퍼텍스트에서는 독자들의 각주가 중심 역할을 하면서 저자와 독자 간의 경계가 무력해졌다. 소셜 미디어들의 경우는 모든 사람이 저자가 되는 새로운 저널리즘이 펼쳐졌고 일인 미디어에서의 읽기는 쓰기와 직접 연결되어 무언가를 덧붙이는 방식이다. 능동적 독자의 텍스트의 연결과 통합이 끝없이 이어져 나가는 하이퍼텍스트의 방식으로 독자가 참여하는 소통의 문학 연구이다.  

    

1) 독자에게 완전히 개방된 창작 플랫폼을 만들기 전에 여러 독자가 이야기 속 등장인물을 담당하여 작가가 되는 공동 집필을 위한 방식을 연구. 

2) 주인공을 담당하는 주최작가(연출가)가 온라인 카페를 연구 플랫폼으로 설정하고 전체 줄거리를 공유하고 공동 집필하는 방식에 관한 연구. 

3) 공동 집필 작품완성 후, 또 다른 시작인 결말을 열어놓고 독자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가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 기획 내용 공유/연구 범위와 개념 정립>     


1) 작가들의 공동집필과 독자 참여 연구의 모티브인 하이퍼텍스트 픽션’ 에 관한 개념 정립 


하이퍼텍스트 픽션이란 저자의 지배로부터 독자를 해방하는 유형의 소설을 일컫는다. 인간의 의식을 깨우치는 세 가지 역사적 사건으로 문자의 발명, 인쇄활자의 발명, 하이퍼텍스트(디지털 매체)의 발명을 든다. 

현대소설은 산업화 사회화 민주주의가 발흥했을 때 그 중심부에 위치해있었다. 21세기 접어 들어 소설은 디지털 매체에 의해 그 중심부에서 밀려났다. 소설은 가부장적, 정치 중심적, 위계질서적, 권위주의적 가치들을 배반해 왔다고 비판받는 자리에 서게 됐다. 

디지털 매체의 발달은 하이퍼텍스트 픽션의 세계를 열어젖혔다. 하이퍼택스트 픽션은 저자의 지배로부터 독자를 해방해준다. 소설의 시작은 작가로부터 시작하지만, 결말은 누구에 의해 끝날지 모르는 집단 창작의 세계가 열리고 있다. 웹툰, 웹드라마, 웹 다큐멘터리 등, 소설은 결국 독자의 적극적 참여로 진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본격적인 하이퍼텍스트 픽션의 최초작품은 1987년 플로피디스크로 발표한 마이클 조이스의 『오후 After, A story』가 효시이다. 소설의 화자가 하는 질문에 대해 독자가 응답하며 서사가 이어져 나가게 한 작품이다.      

2) 등장인물 담당 작가들의 공동집필 연구RE:SEARCH 주안점 정리  

    

-공동집필 시뮬레이션을 위한 인터넷 카페 개설, 전체 일정 점검  

-짧은 이야기 본보기로 공동집필 과정을 시뮬레이션해본다. 

 (참여 작가 등장인물별로 집필한 것을 조합, 연출하여 본다)

-가상 독자에게 완성된 이야기의 다양한 결말을 요청하여 본보기 작품을 업그레이드해본다.

-참여 작가들의 공동작품에 가상 독자의 다양한 결말을 적용하여 연출한 결과를 분석하고 비평 세미나를 진행한다.

-세미나의 결과를 바탕으로 집필을 위한 플랫폼의 뼈대를 잡는다.


<공동집필 시뮬레이션 상호작용/ 방법 점검>  

   

참여 작가의 공동집필에 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온라인 카페에 연재하는 것처럼 참여 작가들은 스토리 진행과 담당 인물에 관한 의견을 내고 해당 분량을 집필하면 주최자가 구성 연출했다. 소설은 참여 작가에 의해 내용이 변형되거나 또 다른 이야기를 창출하는 과정을 거쳤다. 


<공동집필 시뮬레이션 중간 점검/ 전체 플롯 조율>      


본보기 소설 <핑크빛 폭력의 잔상> 기본 줄거리에 나와 있는 특정 색상에 관한 고정관념에 편견이 더해지면 색상이 어떻게 폭력적인 수단으로 변할 수 있는가를 색채심리연구소의 색채테라피 과정을 통해 보여줬다. 여기에서 색채테라피로 개인의 폭력성을 누그러트리려고 사용한 요나핑크가 보색인 청록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여 오히려 폭력성이 증폭되는 사건을 통해 인간관계서 폭력 발생 원인을 짚어보는 이야기를 참여 작가들이 등장인물이 되어 대본으로 개성적인 연기를 하듯이 주어진 분량을 집필해 보았다. (각자 기본줄거리를 반영하여 한 장면에 관한 원고지 20매 분량으로 진행했다)


<가상작가-1의 한 장면 집필 내용 발췌>


스칼렛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진공청소기를 밀고 다녔다. 나는 벽에 걸린 디플로마 액자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유리를 닦았다. 내가 직접 만든 임상미술사 자격증에 붙은 금색 스티커가 빛났다. 색채심리와 아트 테라피를 배우기 위해 일본에 갈 필요는 없었다. 일본 유학을 다녀온 기타노 다케우치에게 배웠으니 유학을 다녀온 것과 다름없었다. 재작년에 기타노 다케우치 클리닉에 다녔다. 6개월이 지났을 즈음에는 이미 색채연구소 사업 구상을 끝냈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요소를 준비하다 보니 기타노 클리닉에 걸려 있는 커다란 디플로마가 탐이 났다. 그에게 넌지시 물었다.

  “저런 거 하나 만들어 주실 수 있나요.” 

  “저거? 뭐에 쓰려고?”

  “이번 달에 기초과정 끝납니다.”

  “저거, 발급비가 비싼데.”     


<가상작가-2의 한 장면 집필 내용 발췌>     


요나핑크만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은 기타노 다케우치의 영향을 받은 탓이었다. 물론 다른 색상을 연구하기도 했지만 그건 요나핑크를 연구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었다. 아름다움이 돋보이려면 추함이 있어야 하듯 요나핑크를 위해 다른 색상이 동원되었다. 기타노 다케우치 클리닉에는 핑크를 좋아하거나 유독 핑크가 싫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중 유일하게 기타노 다케우치가 개발한 핑크 테라피에 참여했던 사람이 있었다. 조금 특이한 경우였는데 그는 핑크를 통해서 자신의 폭력성을 중화시키는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때 나는 그에게 핑크를 요리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돈이 될 만한 핑크 테라피를 내 방식으로 재구성했다.     


<가상작가-3의 한 장면 집필 내용 발췌>     


블루 오를 기디리며 상담 녹화 분을 보면서 분석했다. 그는 이야기하거나 스크린을 보면서 요나홀릭을 수시로 쳐다보았다. 요나홀릭의 독특한 기운에 중독된 것이 틀림없다. 색채 현상이 밝음과 어둠이 만나는 곳 그 경계선에서 이루어지듯 요나홀릭은 겉과 속이 다른 성질이 만나면서 독특한 기운을 발산한다. 요나홀릭의 독특한 기운이 그의 내면을 조금씩 끌어내는 것 같았다. 요나홀릭은 프리즘 역할을 한다. 프리즘이 빛을 방출하고 흡수하는 물질의 구조와 성분을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것처럼 요나홀릭이 사람의 내면을 가린 베일을 걷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상작가-4의 한 장면 집필 내용 발췌>     


색채연구소의 상징 요나홀릭의 원형을 제공한 사람은 대학 선배 화이트 서였다. 그의 첫인상은 부드러운 우유 빙수처럼 차고 청아한 느낌이었다. 반질반질한 이미지의 화이트 서는 남자의 털이 꼭 매력적인 것은 아니라는 걸 일깨워준 남자였다. 나는 어려서부터 무성한 털, 특히 가슴 털을 남자다움의 상징으로 여겼다. 삼손의 머리카락은 힘의 원천이라 알고 있었고 히피들의 긴 머리카락은 자유와 평화의 상징이다. 체게바라의 수염은 혁명을 상징했고, 로커들은 긴 머리카락에 저항 정신을 담았다. 무성한 털을 좋아했던 나는 수염을 예쁘게 기르려고 애를 쓴 적도 있었는데 그를 만나고서 생각이 바뀌었다.


<공동집필 시뮬레이션 첨가 보완/ 내용 오류 점검>  

   

1) 여러 개의 새로운 결말이 나왔다. 그 중 김형관 참여자의 새로운 결말이 흥미 진지했는데 새로운 결말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해 역시 소설 속 설정인 플랫폼을 이용했다.      

2) 완결된 전체 작품을 다듬었다. 참여자의 의도와 문체를 살려 문장을 다듬었다. 문장이 거칠어도 개성이 강할수록 여러 작가가 참여 하여 한편 소설이 만들어 졌다는 의미가 살아니 때문에 문장을 다듬을 때도 최대한 개성을 살렸다. 


 <가상 결말에 관한 가상 독자 참여 방안 연구>


진행 작가와 독자가 참여한 소설의 열린 결말이 여러 독자에 의해 재창조되어 새로운 결말을 제시하고 또 다른 연작이 등장하는 단계로 여러 가능성을 실험했다. 


 <가상 결말에 관한 가상 독자 의견 수렴>


1) 공동집필 소설의 진행이 끝났다. 첨가된 이야기에 관하여 전체 스토리의 맥락에 맞춰 비평이 이루었다. 대체적으로 이야기의 맥락에 맞춰 첨가 집필했기에 별다른 무리가 없다는 의견이었다.


2) 나머지 또 다른 결말을 내겠다던 가상 독자들은 진행소설의 첨가된 이야기까지 두루 아울러 새로운 결말을 내기 위해 집필에 들어갔다. 


■ 당초 계획과 달라진 부분 및 프로젝트 진행 시 어려웠던 점


1) 각자의 작품을 조합하고 다듬는 과정이 힘들었다. 참여자의 의도와 문체를 살려 문장을 다듬었다. 문장이 거칠어도 개성이 강할수록 여러 작가가 참여하여서 한 편 소설이 만들어졌다는 의미가 살아나기 때문에 문장을 다듬을 때도 최대한 개성을 살렸다. 


2) 계획에는 없었지만, 출간 소설을 홍보하기 위해 독자 대상으로 새로운 결말을 내 달라는 이벤트를 상정하고 진행해 보았다. 이번 우리 프로젝트는 새로 문학창작 환경을 조성하여 출판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프로젝트의 개념이 반영된 작품이 출간된다면 그래서 이런 의도와 실험의 결과가 자연스럽게 설명된다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듬어서 기획서를 작성하여 출판사에 투고해 보기로 했다. 


■ 프로젝트 성과  


1) 쓰기 텍스트독자에게 권위를 넘겨 새로운 문학을 모색했다

읽기 텍스트는 독자가 그저 읽도록 만들어진 책을 의미하며, 우리가 하려는 쓰기 텍스트는 독자들이 직접 쓰도록 유도하는 텍스트를 의미한다. 무언가를 읽은 뒤 자신의 의견을 덧붙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쓰기 텍스트의 개념이다. 펜데믹 상황의 문학은 작가의 일방적인 글쓰기보다는 독자와의 상호작용이 부각되어야 한다. 독자가 작품에 참여하는 소통의 문학을 위해 1단계로 소통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그것은 소설의 또 다른 시작인 결말을 열어놓거나 연재중인 이야기에 독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첨가 하여 독자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가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2) 작가와 독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를 시도했다

창작 방법의 모티브는 ‘하이퍼텍스트’다.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하이퍼텍스트 기반의 인터넷 미디어는 네트워크 구조를 배경으로 링크로 움직인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독자들의 각주다. 기존 종이책에서 종속된 역할을 하는 각주와 달리 하이퍼텍스트에서는 독자들의 각주가 중심역할을 하면서 저자와 독자 간의 경계가 무력해졌다. 소셜 미디어들의 경우는 모든 사람이 저자가 되는 새로운 저널리즘이 펼쳐졌고 일인 미디어에서의 읽기는 쓰기와 직접 연결되어 무언가를 덧붙이는 방식이다. 능동적 독자의 텍스트의 연결과 통합이 끝없이 이어져 나가는 하이퍼텍스트의 세계로 문학을 유인했다. 


문학에서 작가와 독자 간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무너졌다고 가정한다. 작가의 권위가 사라지고 일방적인 글쓰기보다는 독자와의 상호작용이 훨씬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면 독자를 위한 창작환경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를 등장인물 J의 탐색담을 통해 보여준다. J는 소설을 쓰면서 작가의 일방적인 글쓰기보다는 독자와의 상호작용에 대해 고민하면서 소통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그것은 누구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작가가 되는 세상, 또 다른 시작인 결말을 열어놓고 끊임없이 이야기가 이어지는 네트워크였다.


■ 향후 활동계획 


공동작품에 독자의 참여를 더 해문학에서 작가의 의미를 점검할 것이다

작가는 단순히 창작하는 사람이라는 명사가 아니라 꾸준히 창작하는 상태에 있는 사람을 일컫는 호칭이라는 생각으로 출발해 기존의 예술창작자라는 권위를 내려놓고 문학 형식의 파괴하고 발전시키면서 창작의 활력을 높이고 싶습니다. 


문학 창작 플랫폼의 활성화할 것이다

그동안 문학을 수동적으로 읽기만 했던 독자들이 작가가 되어 등장인물을 담당했거나 재창조한 작품에 대한 자체 합평회와 외부 서평단의 의견으로 다음 프로젝트에 관한 계획을 세운다. 또한 프로그램의 아카이브를 기획안으로 작성하여 문학 관련 플랫폼에 신규 프로그램으로 제안할 것이다. 


출판콘텐츠의 다양화에 이바지하고 싶다

향후 2024년부터는 진행한 프로젝트의 공동작품을 앤솔러지로 엮고 싶다. 그 콘텐츠에는 공동집필, 독자의 참여 작품과 참여 작가의 개별 작품을 수록하여 독자에게 다채로운 창작집을 선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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