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캠퍼스 교사라는 자부심에 가득 차고 싶은 쩜백의 이야기
그때가 2018년 3월이었죠.
거꾸로캠퍼스에서 교사 인생 2막을 열었을 때요.
쩜백은 2007년부터 10년 넘게,
일반 고등학교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던 2015년, (사)미래교실네트워크의
교사회원이 된 후로 쩜백의 선생길(?)은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뻗어나갔습니다.
릴레이 인터뷰 [거꾸로캠퍼스 사람들]의
첫 교사 인터뷰이가 된 쩜백의 이야기,
이제 만나러 갑니다.
"거참, 복잡하네요"
'눙이가 자부심이 넘쳐 보인다고 쩜백을 지목했어요!'
하고 말을 꺼냈더니 쩜백은 멋쩍게 웃었습니다.
쩜백의 표정은 처음 아주 잠깐 곤란한 듯 했지만,
이내 꽤 묵직해졌습니다.
"자부심에 가득 차고 싶죠. 차야돼고.
그러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렇다고
자부심이 그렇게 부족하지도 않아요.
거꾸로캠퍼스 교사로서의 자부심은
뭔가 복잡하네요. 허허(약간의 실소)
전에 학교를 다닐 때는, 아무리 '우리 학교'여도
제가 학교를 정말 만들어 가고 있다는 느낌은
그렇게 크지 않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거꾸로캠퍼스의 교사라는 건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부끄럽지 않다. 하는 정도?
아마 눙이는 그런 걸 본 것 같아요."
거꾸로캠퍼스에 온 첫날,
쩜백은 그날 학생들이 모여 이야기하던 장면이
이상하게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고 합니다.
쩜백은 이 장면을 이야기 하면서
'각인되었다'고 말했어요.
공부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이 신기해보였다니,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학생들이 학교가 끝났는데 둘러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더라고요.
근데 그런게 신변잡기가 아니고,
자기들의 공부, 정치, 등등 그런 주제였어요.
학생들끼리 자발적으로
'재밌지 않은 이야기를 재밌게 할 수 있다'
이런 느낌? 저한테는 영향을 많이 미쳤었어요.
각인되었다, 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거꾸로캠퍼스는 '말하는 학교'입니다.
수업 시간에도 함께 공부하는 모둠 친구들과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함께 나누어야 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죠.
교사와 학생이 관계맺는 '코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버릇되다보니 수업시간이 끝나도
학생들이 개인주제나 모둠프로젝트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죠.
"거꾸로캠퍼스에서는 학생들에게
무작정 '이렇게 저렇게 해라'
하고 그냥 말할 수가 없어요.
왜 이렇게 하는지에 대한 답변을 줄 수 있어야 해요.
절차나 방법에 대해 학생들이 의문이나 다른 생각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기존 학교에서는 '왜 수능을 보지?', '대학을 가지?'
이런 문제들에 대해 학생들이 사실 크게 치열한
고민을 하지 않거든요.
거꾸로캠퍼스의 큰 장점이죠. 물론 힘들기도 해요.
가끔은 그냥 '아 그냥 좀 하지' 싶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무엇을 하건 왜 하는지, 왜 이렇게 하는지
학생들이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장을 만드는 일이 정말 중요해요.
그게 결국 학생들을 키우거든요."
"저는 학생자치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냥 학생회 자체를 굴린다는 것보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여지를 조금 더
넓혀준다는 뜻에서요."
쩜백이 생각하는 교사의 역할은
'기다림', 그리고 '믿음'에 그 중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거꾸로캠퍼스에서의
경험도 그 생각에 힘을 실었죠.
"거꾸로캠퍼스의 학생회도 마찬가지에요.
어느날 회의를 유심히 보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보니까
어른인 제 입장에서는 답이 뻔히 보이는
것이더라고요. 그럼 막 말해주고 싶잖아요.
짧게 생각하면 그게 아이들을 도와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근데 일단 지켜봤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가 생각한 해결책을
어떤 친구가 제시하고, 또 전체적인 회의가
그 방향대로 가더라고요. 그때 또 느꼈어요.
역시 아이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거구나."
"교사로서 가장 속상했을 때는,
매번 '교육이 문제다' 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렇다고 그게 틀린 말도 아니거든요.
언제쯤이면 교육이 문제가 아닌 세상이 올까요?
세상의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하는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거꾸로캠퍼스에 있는 거였겠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심스럽지만."
때로 진지한, 또 조심스러운
쩜백과의 인터뷰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아주 신중하게 "교육이 더는 문제가 아닌 세상"을
꿈꾸고, 또 그 꿈을 향해 달려간다는 쩜백을 모두
힘차게 응원해주세요:)
글. 정유미 (사)미래교실네트워크 콘텐츠매니저
사진. 김대환(웅이) 이상수(콜라)
* [거꾸로캠퍼스 사람들]은 인터뷰 대상자가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하는 '릴레이 인터뷰'입니다. 쩜백은 거꾸로캠퍼스에 와서 가장 많이 변한 것 같다는 학생 퍼프(박종태)를 지목했어요!
퍼프는 사실 [미크브런치]의 단골사진사에요.
대전 현충원 앞에서 천방지축 자라나다가, 거꾸로캠퍼스에 와서는 구석구석 쑥쑥 자라고 있는 퍼프의 이야기, 다음 편에 대문짝만하게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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