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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철원 Nov 11. 2024

1. 내가 유럽 여행을 결심한 이유

지금이 아니면 언제 가리

살면서 언젠가 한번은 유럽여행을 가고 싶었다. 유럽이야 항상 지금 당장에라도 가고 싶었지만 문제는 비용이었다. 유럽까지는 물리적인 거리도 너무 멀었고 여행 경비도 많이 든다는 이유로 미루기만 했었다. 생각하다가말고, 생각하다 말고...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문득 지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여행 경비는 올해가나 내년에 가나 똑같이 비싸다.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올해가나 내년에 가나 어쨌든 넉넉잡아 한달은 빼야한다. 그 점에 있어 올해 추석이 9월 중순이고 주중에 있는건 추석 앞뒤로 시간을 빼기 좋았다. 그리고 타이밍이다. 몇 년전까지 코로나로 항공편이 제한되고 출입국 절차가 복잡했던 것을 생각하면 미래는 알 수 없다. 또 무슨 일이 발생해서 비행길이 막힐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갈 수 있을 때 가야한다.


인생에 언젠가라는 날은 오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다. 막연히 생각만 한다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내가 생각하는 그 날이 올까? 게다가 나중에 간다고 해도 내 인생에서 그 나중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당장 내가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말이지.




에너지. 지금의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늙은 상태이자 동시에 가장 젊은 상태이다. 유럽 여행을 하면 체력적으로 힘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는 지난 일본 여행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하루에 약 12시간씩 걸어다녔는데 정말로 발바닥이 부숴지는 줄 알았다. 내년의 나는 지금보다 병약해질 가능성도 있으니 가장 건강한 시기인 지금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스트리아


피아노. 나는 취미로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아무래도 피아노의 본고장이라고 하면 유럽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모차르트 고향은 잘츠부르크와 음악의 도시 비엔나. 요즘처럼 내가 피아노에 열정을 가지고 있을 때 유럽여행을 가서 음악을 느끼고, 영감을 받을 수 있다면 가장 좋지 않을까 싶었다. 이번 시기를 놓치고 나중에 여행을 가면 그때는 피아노에 대한 열정이 식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같은 음악을 들어도 감흥이 없을 수 있다. 항상 악보에서만 보던 모차르트, 베토벤이 직접 활동하던 장소를 본다면, 책에서만 보던 그 장소를 실제로 본다면 가슴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탈리아

미술. 나는 취미로 미술학원에서 유화를 그렸었는데, 역시 미술의 본고장이라고하면 유럽을 빼놓을 수 없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와 같은 르네상스 거장들의 작품을 실제로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했다.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현대 미술로 이어지고 내가 즐겨보는 만화까지 파생되었다고 생각하니 이탈리아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구. 이탈리아하면 역시 축구가 유명하다. 예전에는 직접 축구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직접 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요즘에는 보는 것으로 축구를 즐기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선수들이 뛰는 장면을 본다면 게임이나 TV로 보았을때와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다.


스위스


과학. 아무래도 개발쪽 일을 하다보니 IT나 과학쪽에 관심이 많이 간다. 특히 물리학에 관심이 많은데, 거시 우주를 NASA가 담당하고 있다면 미시 우주는 CERN이 담당하고 있다. CERN은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하는데 천사와 악마 같은 소설에서도 등장하고 슈타인즈게이트와 같은 애니메이션에서도 등장할 만큼 유명한 기관이다. 예전에 한창 회사생활하면서 스위스로 이민가서 CERN에 취업할 생각으로 독일어 공부를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게다가 스위스는 내가 존경하는 아인슈타인이 활동하던 무대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결심이 서자마자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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