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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연 Dec 22. 2024

지금 바로 샤이닝


오랜만에 소설을 읽고 있다. 제목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는, <지금 바로 샤이닝>.

브런치로 인연을 맺은 조영미 작가님의 신작이다.

2020년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홀연히 나타나 정연님은 정말 건강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진다고 해주신 말씀이 지금도 내 가슴속에 남아있다.

그런  조영미 작가님을 올 여름에 실제로 처음 뵈었다. 2020년부터 꾸준히 교류해 오다가, 2024년의 만남이라. 퍽 적절한 속도라는 생각이 든다. 홍대 스타벅스에서 너무 긴장되어 발을 동동 구르며 작가님을 기다리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작가님을 실제로 뵙기 전에는, 우아한 분이라는 이미지를 마음에 크게 가지고 있었다. 우아하고 반듯해서 완벽하게 느껴지는 분. 그러나 실제로 뵙고 보니 완벽해서 거리감이 느껴지는 분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며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무척 편안하고 즐겁게 느껴지는 분이었다.  




올해는 특히 많은 이들을 만나고, 많은 이들과 이별했다.

그러나 잃은 것은 없다.

정말 좋은 이들과 새로운 인연이 자꾸만 생겨났고, 나에게 반복해서 상처되는 말을 반복하던 이들과는 영영 이별을 했다.

아빠가 세상을 떠나면서 아빠와도 이번 생에서 이별하게 되었지만, 그 이별은 어쩌면 상처로 품고 있었을 우리 가족의 많은 고난과 고통의 시간을 흐리게 만들었다.


너무도 힘들었던 순간에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데워주려고 노력했던, 힘듦을 덜어주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해 메모를 해두었다.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사람들. 그리고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같이하고 싶은 사람들. 그런 이들을 생각하며, 새해엔 비행기를 타고 그들에게 날아갈 생각이다.


여전히 기운은 없고, 기분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씩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들을 하려 한다. 인생이 달라질 때 주변의 사람들이 바뀐다고 하였던가. 이제 내 인생이 달라질 시점인가 보다 생각하려 한다. 지난 모든 상처들을 잊을 수 있기를.


책 색지에 쓰인, 나를 향한 조영미 작가님의 다정한 메시지를 손으로 어루만져 본다.

나에게도 빛나는 순간이 곧 찾아오기를.

지금 바로 샤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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