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너무 좋은데,
혼자를 견딜 수가 없다.
외로워서 사람을 찾았다가,
사람들 사이에서 더 끔찍하게 외로워져서는,
다시 또 혼자에 익숙해진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은
어렸을 때부터 줄곧 혼자였다.
형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집엔 항상 아무도 없었다.
친구는 몇 있었지만,
딱히 그들에게 속마음을 공유하지는 않았다.
스스로 그런 것에 큰 의미를 두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자기 연민에 빠질 일도 아니었다.
처음부터 쭉 그랬으니까,
그냥 그게 당연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혼자에 익숙해졌고,
별로 그 느낌이 싫지도 않았다.
혼자를 좋아하는 내가,
혼자가 너무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너는 원래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잖아.
원래 넌 잘 외로워하는 타입이니까.
라고 누군가 말할 때마다,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 아니라
사실은 내 인생이
남들보다 아주 조금,
손톱만큼 더 외로운 인생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어쩌면 내가 남들보다 아주 조금 더 강한 사람이라
이렇게 잘 버텨내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그게 사실이 아닐지라도.
그때 한참 내가 좋아했던 노래 제목이 뭐였더라.
한 글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매일 같이 들었었는데.
괜스레 가슴속에 무언가 뜨거운게 올라온다.
술기운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린아이처럼 소리 내어 엉엉 울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러면 모든 것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아질 것 같았다.
누군가 그 모습을 말없이 들어준다면,
다시 한번 더 용기를 내서
모든 걸 내던지는 사랑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