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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움 Aug 15. 2022

성장이 원동력인 브랜딩 디자이너의 공예 강사 성장기

도전하는 프리워커


주간 이슈 

이번 호는 어떤 표정일까

이 글이 짓게 될 표정을 상상하며 주간 보고서를 쓰고 있습니다. 한 주간 일어난 여러 사건 사고 속에 내가 가장 많이 지은 표정이 해당 호의 톤이 됩니다. 어떤 호에는 울분과 피곤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얼굴에 속 마음이 다 드러나는 성격이라 표정을 숨기지 못합니다. 부디 미소 짓길 바라며 글을 시작합니다. 감격스럽게도 이번 호는 제 바람인 미소를 넘어 아주 큰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주간 보고서는 휴가 기간이 겹쳐 2주 만에 작성합니다. 1주일도 아니고 2주일 동안 웃는 얼굴이었다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하하호호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일상을 글로 다 전할 수 없는 부족한 필력이 아쉽습니다. 제 기쁨을 어떻게든 더 많이, 더 잘 나누기 위해 글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확실하게 화창하고 즐거웠던 2주간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2022 행복한 공예 교육 START

드디어 <행복한 공예 교육>이 시작하였습니다. 다움웍스는 강동구 내의 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하는데요. 10명의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초등학교 저학년입니다. 손가락에 소근육이 아직 덜 발달하여 바늘 잡기도 어색한 친구들입니다. 이 아이들이 오물조물 실을 엮어 자신만의 공예품을 완성하면 제가 다 뿌듯합니다. 어머니들이 자식 키우는 보람이 이런 걸까요? 고작 3시간의 수업에도 보람과 애정이 듬뿍 생기는데 일평생 자식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애정은 오죽하겠습니다. 때로는 애정이 아닌 애증이 될지라도 말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를 가르치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었는데 수업을 하면 할수록 제 안의 기쁨이 커져갑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섬유 공예를 제가 도와줄 수 있어 영광이에요.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해 저 또한 성장하고 배워야겠다고 매주 느끼고 있습니다.


공예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타이밍이 기가 막혔습니다. 브랜딩 디자이너로 연차가 쌓이면서 최근엔 디자인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익숙해지면 느긋해지고 긴장을 늦추기 쉽습니다. 긴장하지 않고 일하는 건 좋은 점이지만 성취를 그리 느끼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쭉쭉 성장하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성장이 더뎌지고 어느새 성장판은 닫힙니다. 성장이 삶의 원동력 중의 하나인 제게 디자이너로서의 위기감이 슬슬 느껴졌습니다. 새로운 자극, 성장, 근육의 발달이 필요했습니다. 디자인 역량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개인적인 성장과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공예를 가르치는 일이었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고 즐거운 본업 이외의 또 다른 영역이요.

하지만 무엇이든 처음 하는 일엔 시행착오가 따르는 법입니다. 교육 대상 아이들의 연령이 낮아 바느질을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수업 커리큘럼을 매주 수정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더 쉽고 재밌게 공예를 경험할 수 있게요. 처음 해보는 공예가 어렵고 하기 싫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으면 합니다. 먼 훗날 어른이 되어 문득 떠올렸을 때 “어릴 때 했던 코바늘 뜨기가 재밌었었던 것 같은데”정도면 좋겠습니다. 그때 공예가 어른으로서 지친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행복한 공예 교육>이 요새 저의 최고의 웃음입니다. 요즘 초딩들 무서울까 봐 걱정도 조금 했었는데, 다들 하나같이 순수하고 예뻤습니다. 또한 무엇을 하든 함께 하는 이가 있으면 기쁨이 배가 되는 법입니다. 수업을 세센티르 대표 (a.k.a 세사장님)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늘 허허 실실 웃으며 사는 세사장님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 많이 웃고 있습니다. 그녀는 제 웃음 지뢰거든요. 제 개그코드와 완벽하게 주파수가 맞는 그녀. 방금 문장을 적으면서 또 웃었네요.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사람이 있다니 이 얼마나 좋은 인생입니까! 잘 살았다 황다움!


W사 브랜딩 착수

한 브랜드의 브랜딩 계약을 하였습니다. 자신만의 취향이 확고하면서도 열린 시각을 가진 클라이언트라 작업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브랜드라 다채롭고 깊이 있게 풀어나가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가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고, 잘 될 거라 확신합니다. 


과거에는 내가 잘 되려면 나만 잘나면 된다고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더군요. 내 주변이 잘되면 나도 당연히 잘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제게 찾아온 분들의 브랜드가 잘 되었으면 합니다. 제게 브랜딩을 의뢰하고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깝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트레바리 독서모임 시작

늘 궁금해했던 독서모임을 시작하였습니다. 클럽장님이 제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디자이너이자 작가님이셔서 고민하지 않고 바로 신청했습니다. 첫 모임에 15명의 멤버들이 모여 열띤 이야기를 나누는데 지식의 폭포, 인사이트의 확장이 이런 광경이구나 싶었습니다. 모두 똑같은 책을 읽었는데 15가지의 다른 관점과 의견들이 쏟아졌습니다. 제가 가진 사고의 한계가 완전히 깨지고 확장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3번의 모임이 정말 기대됩니다. 트레바리의 후기는 모든 일정이 끝난 후 정리하여 포스팅하겠습니다. 


웃음이 넘치고 감사한 일이 많았던 2주였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새로운 한 주간 많이 웃으시길 바랍니다.


주간 업무 로그  

    행복한 공예 교육 1,2회차 수업   

    W사 브랜딩 1차 기획 및 시안 전송  

    N사 SNS 콘텐츠 작업 및 업로드  

    Written by 보령다움 6호 편지 전송  


주간 독서

완독  

    환희의 인간 - 크리스티앙 보뱅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독서 중  

    더 리더 - 베른하르트 슐링크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 헤르만 헤세  


이번 주의 문장

천천히 흘러가는 자연의 속도처럼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가지 않습니다.  

- 임윤찬 피아노 연주에 대한 어느 단상 글  


다음 주 포인트  

    행복한 공예 교육 3회차 수업   

    구천즈 콘텐츠 정리  

    추석맞이 다락장 홍보물 디자인  

    W사 브랜딩 진행  

    N사 SNS 콘텐츠 작업 및 업로드  




혼자 일하는 프리워커의 자유와 치열함, 게으름을 독자분들께 보고합니다.


직장을 계속 다녔다면 지금쯤 대리를 달았으려나. 제 능력이 출중해서 고속 승진했을 수도 있습니다. 1인 디자인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직원인 저는 상사가 없어 평가받지 않고 동료가 없어 경쟁하지 않습니다. 직업으로서, 주체적인 개인으로서 잘 성장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보고서는 스스로의 성장을 확인하기 위한 기록물입니다. 이번 한 주도 좋다가 슬프고, 화내다 이내 기뻐하며 살았네요. 


한 주간 안녕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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