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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움 Aug 22. 2022

클라이언트 복 있는 디자이너, 그게 바로 나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란

주간 이슈

일이 쉬운 요즘

이런 말 하면 배 부른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요즘엔 일이 정말 쉽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연차가 쌓이며 일에 요령이 생기고 여유가 많이 늘었습니다. 개인 사업자를 낸 지 2년이 넘어가며 내실이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연 작업실도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그토록 열망했던 공예가로서의 부캐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독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과 끈끈하게 일하고 잘 놀고도 있습니다. 일과 일상, 주변 사람들과 내 내면이 모두 평화롭고 즐겁고 행복한 나날입니다. 


과거에는 마냥 행복할 때면 늘 불안했습니다. 행복 뒤에 다가올 불행을 미리 염려해서요. 행복이 깨질까 봐 눈앞의 행복을 두고도 온전히 기뻐할 수 없었습니다. 무슨 걱정이 그리도 많았던지. 지금 생각하면 어설픈 어린 시절의 투정일 뿐입니다. 지금은 제게 찾아온 행복과 여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다. 일을 수월하게 해내는 자신을 기특하게 여기고 그럼에도 부족한 나의 면모를 살핍니다. 제게 부족한 건 역시나 시간인 것 같네요. 아, 어학도요. 지식도 부족하고, 체력도 조금 더 늘려야 하고. 뭐야 다 부족하잖아?


좋은 커뮤니케이션, 카페 W 브랜딩 작업

독특한 클라이언트를 만나 작업을 굉장히 재밌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작업해오던 톤에서 살짝 벗어난 특별한 변주입니다. 새로운 인물과 브랜드는 제 견문과 인식을 확장시킵니다. 


브랜딩 작업 시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한데 대게 제가 먼저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퍼런스와 초안을 가져가 비교해가며 이건 어떤지, 저건 마음에 드는지 등등 클라이언트의 취향을 알아가는 과정에 시간을 들이는 편입니다. 이 과정이 가볍게 진행된 경우 아무리 많은 시안을 만들어도 쓸만한 게 거의 없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취향을 저격하고 간지러운 구석을 긁어줘야 하는데 겉핥기 식의 작업이니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작업하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디자인이 절대 잘 나오지 않습니다. 서로 간의 적극적이고 깊이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기본입니다.


현재 작업 중인 카페 W의 대표님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고, 레퍼런스를 직접 찾아 본인이 먼저 보내주고, 명확한 호불호로 빠르게 결정합니다. 이런 경우 작업이 다른 길로 새지 않아 피로도가 낮으면서 고퀄리티의 작업이 나옵니다. 시안이 역대 최고량을 찍었습니다. 결과물 잘 나오겠어요!


돌이켜보면 저는 클라이언트 복이 좋은 편입니다. 다른 프리워커들이 가격을 후려치거나, 잔금을 안주는 나쁜 클라이언트를 한번씩은 만나던데 저는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선을 지키며 신중하게 인간 관계를 맺는 성향인지라 저절로 걸러지지 않나 싶습니다. 언젠가 양아치 클라이언트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별로 무섭지는 않습니다. 벌어질 일은 벌어지는 법이니 그때 가서 생각해 보죠 뭐. 


추석맞이 제3회 다락장 개최

다가오는 토요일에는 제3회 다락장이 열립니다. 우리끼리 재밌으려고 시작한 다락장이 월간으로 고정 행사가 되고, 구천면로 북카페 다독다독과 협업하여 개최하고 있습니다. 시시콜콜한 시작이 성장하고 성과를 낼 때마다 신기합니다. 역시 우리끼리 재밌게 하기 잘했다고 다시금 생각합니다. 


가까운 곳에 계시다면 구천면로에 놀러 오세요. 커피 한잔하며 같이 수다 떱시다. 


주간 업무 로그  

    W사 브랜딩 미팅, 2차 시안 작업  

    행복한 공예 교육 3회차 수업   

    3회 다락장 준비 및 구천즈 수업 정리  

    N사 SNS 콘텐츠 작업 및 업로드  

    블로그, 브런치 콘텐츠 정리  


주간 독서

완독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 헤르만 헤세  


독서 중  

    더 리더 - 베른하르트 슐링크  

    생의 이면 - 이승우  


이번 주의 문장

나의 경험과 생각과 고민들의 매개자이자 상징이 되어줄 수 있는 하나의 인물상이 또렷해지는 순간이 바로 새로운 작품이 배태되는 때다. 이와 같은 가공의 인물(페터 카멘친트, 크눌프, 데미안, 싯다르타, 하리 할러 등등)이 모습을 드러내는 창조적인 순간, 모든 것이 단박에 결정된다. (133)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내가 서체 만들 때와 같은 과정이다. 서체의 인물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완성된다. 서체를 영어로 character라고도 한다. 서체는 개성 있는 캐릭터이다. 소설을 쓰듯 서체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는 짐작이 맞았다. 내 서체의 주인공들이 머릿속에서 분명한 실체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여전히 계속 펼쳐지고 있다.


다음 주 포인트  

    행복한 공예 교육 4회차 수업   

    다움웍스 작업실 계정 정리, 수업 예약 오픈  

    제 3회 다락장 개최  

    W사 브랜딩 진행  

    N사 SNS 콘텐츠 작업 및 업로드  




혼자 일하는 프리워커의 자유와 치열함, 게으름을 독자분들께 보고합니다.


직장을 계속 다녔다면 지금쯤 대리를 달았으려나. 제 능력이 출중해서 고속 승진했을 수도 있습니다. 1인 디자인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직원인 저는 상사가 없어 평가받지 않고 동료가 없어 경쟁하지 않습니다. 직업으로서, 주체적인 개인으로서 잘 성장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보고서는 스스로의 성장을 확인하기 위한 기록물입니다. 이번 한 주도 좋다가 슬프고, 화내다 이내 기뻐하며 살았네요. 


한 주간 안녕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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