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이긴 한데 내가 준비가 안 된 상황, 그래서 이 기회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조마조마한 적이 언제였나요?
조금 더 준비할걸, 왜 이걸 지금 깨닫지? 등 자기 비난의 마음으로 더 힘들었던 적이 있나요?
전자책 <탄탄의 셀프케어 101>을 출간하고, 먼저 가까운 지인들에게부터 스마트 스토어 링크를 살짝살짝 띄웠습니다. 축하인사를 격렬하게 해 주는 사람, 그냥 안부만 묻는 사람, 자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 그간의 여정을 떠올리며 따뜻하게 격려를 보내는 사람 등 다양한 반응을 경험했답니다. 1만원 하는 전자책 구입은 또 다른 이야기였어요. 빛의 속도로 구매 버튼을 누르는 사람, 구매 과정에서 드러난 구멍들(저의 경험 부족이 숭숭숭)을 제보해 주는 사람, 이 구멍들이 메워지기까지 기다려서 구매 버튼을 누르는 사람, 구매 버튼을 전혀 안 보는 사람 등 또 다양한 반응을 보았답니다.
앗! 전자책 14권 구매? 이런 소중한 고객님을!
전자책을 좌충우돌하면서 발간한 저자인 저는 발행인으로서의 좌충우돌을 또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 고객님에게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할지를 급하게 알아보았어요. 이 과정에서 배운 자료에 의하면, "출판사를 오픈하면 인터넷 서점에 바로 전자책을 등록할 수 있고, 대량 구매를 도울 수 있다"였습니다.
그렇다면, 출판사 가야지!
이 말을 입 밖에 내기가 무섭게 출판사 등록 절차를 파악해서 알려 주는 지지자가 나타났답니다. 그리고, 저는 출판사 등록을 신청하러 시청 문화예술과로 직진했답니다. 아, 초행길인데..... 정오의 햇살은 정말 강렬한데.... 시청으로 가는 그 넓은 길은 햇살을 피할 수 있는 데가 없었답니다. 뚜벅뚜벅 직진 직진...... 그런데 문화예술과는 시청 밖에 위치한다고 하네요. 시간은 점심시간이 시작되기 직전이었어요. 일단 잠시 멈춤! 제 감정을 살펴보고 적절한 행동을 픽했어요. 문화예술과로 전화를 해서 점심을 언제 나가는지를 살짝 파악해 두었어요. 그곳까지 가서 5분 차이로 담당자들을 놓치게 되면 서로 민망할 듯했답니다. 감정을 잘 살피고, 액션, 액션!
이곳이 맞나요?
건물 4층에 있다는 문화예술과는 안내문이 없었답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그냥 걸어서 4층까지 직진 직진했답니다. 이미 40분가량을 걸어 다녀서 옷은 소나기를 맞은 듯이 젖어 있었고, 얼굴은 빨갛게 된 상태였어요. "직감"을 믿으면서 표시판이 없지만 4층까지 올라갔더니, 담당자 두 명이 서류를 준비하고, 서 계셨답니다. 아마 바로 점심을 나가야 하는 상황 같았어요. 얼른 이름 쓰고, 주소 쓰고, 출판사 이름 적고, 사인하고.
"통상 이틀에서 사흘 정도 걸려서 처리가 됩니다."
이 말을 듣기까지 3분도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무사히 등록 신청을 마치고, 점심을 나가는 인파에 저도 합류할 수 있었어요. 신났지요. 이 초행길을 이렇게 일사천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동안 경험했던 수많은 좌충우돌의 사례들 덕분에 이렇게 빛의 속도로 일이 진행이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셀프케어의 효과!
"카톡~ 승인이 되었습니다."
불과 하루 만에 벌써 승인이 되었다는 톡을 받았습니다. 역시 셀프케어의 파워입니다. 다급한 상황, 서투르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 저는 스스로를 챙김으로써 일도 잘 마무리한 거였어요.
전자책은 바로 읽어 볼 수 있는 게 묘미인데 일주일이 걸려서 배달할 듯... 마음이...
14권을 주문한 저의 VIP 고객님에게 매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답니다. 이 주문을 잘 진행하는 방법으로 출판사를 오픈하고 있다는 저의 여정을 알리자, "축하해요, 급하지 않아요"라는 답톡이 뜹니다. 정말 고마운 고객님입니다.
셀프케어를 실행하는 것은 사업의 주체인 사업자를 관리하는 과정입니다.
1인 창업자로서 무조건 열심히만 달리기만 했던 과거가 있어요. 저 자신을 지치게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하면" 일이 풀릴 것이라 희망했어요. 크고 작은 일들이 예상치 못하게 발생할 때 "왜? 왜 이런 일이? 또?"라며 에너지를 떨어 뜨리는 생각과 마음을 먹었었어요.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셀프케어"가 창업자들의 에너지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빅 픽쳐가 있어서 전자책 출간했습니다.
정말 큰 빅 픽쳐가 있어서, 그래서 그만큼 셀프케어로 저를 챙깁니다. 제가 성장하는 방향과 깊이만큼 제가 하는 사업이 확장될 것임을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저의 빅 픽쳐는 셀프케어가 한국인의 문화적 특징이 되는 것입니다. 각자의 일상에 셀프케어가 흔한 일이 될 때, 우리는 서로의 셀프케어도 존중하게 될 거예요.그러면 우리 모두는 셀프케어라는 문화를 이루게 될 것이니까요.
빅 픽쳐라는 대형 퍼즐판은 셀프케어라는 소확행 조각들이 모여서 완성됩니다.
셀프케어를 실행하면서 자신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자신에 대한 따스한 마음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첫 전자책을 낸 저에게 14권 주문을 넣은 고마운 고객님 덕분에 좌충우돌을 하며 관공서를 헤매던 몇 년 전의 제 모습을 다시 만났답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중심축이 뭘까"라는 생각이 스치듯 떠올랐답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까지 계단을 올라가면서 "셀프케어였구나, 정말 도움이 된다, 탁월한 선택이었어"라는 마음이 들었고, 이렇게 해 낸 제 자신을 칭찬했답니다.
저의 스토리가 누군가에게는 "나도 좌충우돌 중인데"라는 혼잣말을 하게 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