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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연 Jun 26. 2024

영화, 아가씨

 - 줄거리

  때는 일제 강점기. 영국과 일본을 존경하는 코우즈키는 영국과 일본양식으로 지어진 저택에서 처조카 히데코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조선인이지만 철저한 일본인이 되고 싶은 마음에 조선인 아내와 이혼 후 일본인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이고 이름까지 코우즈키로 바꾼다. 그에게는 매우 변태적인 취미가 있다. 음란서적을 모으고 그것을 아내와 어린 히데코에게 낭독하게 하는 것이다. 이 생활이 견딜 수 없었던 아내는 목을 매어 죽음을 선택하고, 음란서적 낭독은 오롯이 어린 히데코의 몫이 된다. 


  막대한 재산의 상속녀 히데코는 자신을 아내로 맞이할 계획인 이모부 코우즈키의 협박으로 어둠이 짙은 집을 벗어나지 못한다. 빛이 없는 삶을 이어가는 그녀에게 낭독회의 일원이었던 백작이 나타나 이모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안받는다. 이때 자신을 대신할 인물이 필요했는데 그 인물이 숙희다. 


  장물아비의 손에 자란 숙희는 백작의 꾀임에 넘어가 히데코의 하녀로 들어간다. 그녀의 임무는 히데코에게 입김을 불어넣어 백작과의 결혼이 성사되도록 하는 것으로, 백작과 마찬가지로 히데코의 재산 분배가 목적이다. 하지만 백작과 히데코의 계략이 있었음을 몰랐다. 


  서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중에 하녀 숙희와 아가씨 히데코는 서로에게 이끌려 사랑에 빠진다. 그제야 비로소 백작의 이중계약은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숙희와 히데코는 백작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기로 한다. 마침내 히데코와 숙희는 탈출에 성공해 자유를 쟁취하고, 코우즈키와 백작은 파멸에 이르면서 영화는 끝난다.


 - 감상

  영화는 총 3부로 나뉘어 시점을 달리하면서 속고 속이는 반전이 계속된다. 막대한 재산 갈취가 목적이었던 3명의 인물과 결국 사랑을 선택하면서 자유를 얻게 되는 아가씨 히데코를 통해 가장 귀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오래전에 봤을 때는 동성애라는 파격적인 소재가 기억에 크게 남아 있었다. 여전히 노골적인 정사신이 영화를 기억함에 있어 방해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백작의 손가락이 잘리는 장면은 너무 잔인하여 극의 흐름을 방해하였다는 생각이다. 이런 자극적인 요소들이 축소되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인형 놀이하듯, 때로는 아기 다루듯 자신을 대하는 숙희를 보며 아가씨는 숙희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인형처럼 도무지 감정을 느낄 수 없었던 아가씨가 숙희와 함께라면 더 이상 인형이 아닌 모습, 특히 낭독회의 민낯을 알게 된 숙희가 화를 참지 못하며 서재의 책들을 찢었을 때, 머뭇거리다가 분노를 표출하는 히데코의 모습은 통쾌하여 속이 다 시원했다. 이제 해방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한 소품이 있었다. 그것은 히데코의 장갑으로 그저 신분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랐는데 결국 신분 상징인가? 숙희와 함께 상해로 떠나면서 끼던 장갑에 결혼반지를 끼워 바다에 던진 후 활짝 웃는 장면에서, 자신의 신분이나 과거의 것은 버리고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되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번 과제를 통해 영화 ‘아가씨’가 더 이상 동성애로 남지 않아 매우 만족스럽다. 



* 위 글은 방송통신대 편입 후 <영화로 생각하기> 기말시험 과제로 제출한 글입니다. 

   제출 기준 :  A4한 쪽을 넘지 말아야하며 1/2는 줄거리, 1/2은 감상을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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