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기쁨이야
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행복이야
뜬구름 좇았던 내겐
-아이유, 가을아침
가을 아침이 누군가에겐 커다란 기쁨이 될 수 있듯,
나는 다양한 기쁨을 간직하길 좋아한다.
선선한 가을바람,
오후의 나른한 낮잠,
벤치에서의 독서.
나에겐 모두 기쁨이다.
나는 주변인들에게 내 책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편은 아니다.
나를 익히 아는 사람이 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마치 나의 일기장을 들킨 것처럼 벌거벗은 기분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잘 털어놓지 않는 이야기들을 책에는 담을 수 있다.
주변인들은 잘 모르는, 오로지 독자에게만 공개되는 내 존재의 일부분.
독자를 통해 존재하는 내가 있다.
내 책을 펼쳐보는 이가 있을까 싶어 설렜다.
하고많은 책들 중에
누군가의 손끝에서
내 책이 골라지는 순간이 올까.
그게 나와 누군가의 첫 만남이겠지.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행위.
내가 독자였을 때는 별로 의식하지 못했던 그 행위가
작가 된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다르게 느껴진다.
서점에 진열된 나의 책을 보는 기쁨.
책을 통해 당신과 내가 만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