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현덕 Nov 16. 2020

슬기로운 신앙생활. 7화

"기도하면 다 이뤄지나요?"

가끔 신앙을 갖지 않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있습니다. 

"너네 하나님한테 기도해 봐. 로또 번호 좀 알려달라고."


물론 농담으로 하는 말인 줄 알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지만 

하나님에 대한 오해가 사람들에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기도는 그들에게 램프의 요정 지니를 불러내는 주문쯤으로 여기는 것 같았고요. 


그런데 신앙을 가진 분들 중에서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십니다. 

'기복신앙' 이란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께 복을 구하는 신앙이라는 뜻입니다. 

물론 하나님께 복을 바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하나님을 믿는 이유의 전부라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신앙생활은 '하나님과 나 사이에 일어나는 사랑이야기'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잘 알아야 합니다. 

가족은 몇 명이고, 어떻게 자랐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보다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는 것도 참 중요합니다. 

이런 내용들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합니다.

대충 지레짐작으로 그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없고 관계가 깊어질 수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과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부단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바로 '기도'입니다. 

하나님과 사귐이 바로 이 '기도'를 통해 이뤄집니다. 


사랑은 무엇을 요구하는 것으로 관계가 이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관계를 이어 가기 위해 무엇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진짜 사랑이 아닌 것이지요. 

그런데 사랑에 깊이 빠지게 되면 상대방을 위해 무엇이든 해 주고 싶어 집니다. 

상대가 요구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렇게 해 주고 싶어 지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기도는 하나님께 무엇을 요구하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께 무엇이든 해 드리고 싶어서 그분의 마음을 알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야 합니다. 

"그럼 기도할 때는 하나님께 어떤 부탁도 하지 말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우리도 사랑을 하다 보면 상대방의  어려운 상황에 어떤 도움이든 주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우리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 하자, 그러기 위해 솔직해지자" 고 이야기 하지요. 

이런 마음이라면 하나님께 어떤 것이라도 다 이야기할 수 있지요. 

도움의 손길은 나의 요구가 아니라 상대방의 사랑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하나님은 사랑이 많은 분이시기에 도움 주시기를 멈추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마음을 아시는 분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얼마나 진실한지를 모두 아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면 다 이뤄주실 분이지만

우리의 사랑이 깊다면 그렇게 하나님을 이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한 사랑을 위해서 말이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슬기로운 신앙생활 6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