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도서관에서 제목이 마음에 들어 집어 든
책이 평소 내가 생각했던 것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흥미롭게 읽게 되었다.
여기 서울로 오기 전에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이라
다 읽지 못하고 반납을 하고 왔는데,
소장해서 마음껏 표시도 하고 여러 번 반복해서 읽고 싶어서
서울에 이사 오자마자 구입을 했다.
아직 끝까지 읽지 못했는데
조금씩 정리하면서 읽으려고 끄적여본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것을 식인이라고 하고
그것을 매우 야만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대사회에
위험한 일터들로
수많은 노동자들을
밀어 넣고,
소리 소문 없이
죽음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듯이 식인과 무엇이 다를까
다시 날짜 불명) 이 모든 것들이 참으로 기괴하여
내 한번 따 지려 하니, 나도 숨어 있는 자요.
저 죽음에 기대어 사는 자다
나도 저 당당한 식인의 풍습에서 평온한 것이다.
그래서 콜럼버스처럼, 나도 편지에 적어 알리지 않고 여기에 홀로 적어둔다.
설 마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겠는가. (p.37)
예전에는
일찍 문을 여는 가게나
24시간 여는 약국, 편의점, 식당을 보면,
나중에 필요할 때 이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밤과 낮이 바뀌어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면 그분들의 건강이
먼저 걱정이 되고,
마트나 백화점을 갈 때
더운 주차장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을 보면
너무 환경이 열악한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고압선 위음 죽음/ 작업 중 정화조에 떨어짐 / 선박 내 이동 중 떨어짐' 등등
위험도가 매우 높은 곳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오늘도 죽어가고 있다.
책에서 2021년에 일하다가 죽은 사람이 828명이다. 하루에 2.3명이고 일주일에
15.9명이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더욱 놀라게 되었다.
뉴스에 사망자 1명이라는 숫자가
결코 그냥 1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누군가에게는 생명과도 같고 삶의 전부일 수 있다.
그런데 그 숫자가 무려 828명이나..
살려고 일하는 것인데 일하다가 죽는 게 말이 되냐고 항변하면, 아직 때가 아니라는 답변을 숱하게 들었다. 조금 더 잘 살게 되면, 조금 더 기업 형편이 좋아지면 그때 일터의 안전도 자연스레 확보된다는 얘기. 그런데 국민소득 4만 불 시대라며 모두가 호쾌하게 외치는 오늘날에도 "지금이 그때야!"라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 P.28)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뉴스로 접하게 될 때마다
책에서도 말하듯이 살기 위해 일터로 나가는 것인데,
그곳이 죽음과 가까운 장소라니,
이게 맞는 건가?라고 물음표를 던지곤 했었는데..
그것도 잠시,
그렇게 생각을 하고
다시 저 깊숙한 곳으로 밀어 넣었던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