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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윤달 Feb 12. 2024

[오늘독서] 발레, 좋아하니 더 알고 싶은

이유라·이미라: 올바른 발레 용어



이전에도 올렸던 도서출판 플로워웍스 [더 발레 시리즈]의 첫 번째 도서, <올바른 발레 용어>를 읽었다.


찾아보니 2023년 7월 7일에 [더 발레 시리즈] 세 번째 도서 <발레 음악 산책> 감상문을 올렸는데, 

발레와 2023년의 나는 어떤 인연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까지 오게 된 걸까?


2023년 1월 1일, 5월의 지젤 공연을 예매해서 관람 후 그 우아함에 빠졌었다.

(공연을 예매한 이유는 이전 감상문에...https://brunch.co.kr/@5yoondal/24)

당장 발레를 배우기는 어려워 나는 발레에 대한 책을 한 두권 찾아 었다.

발레를 2024년 어느 때쯤 막연히 한 번은 배워보자 생각했었다. 

당시 시간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전혀 없었으니까.


그런데 정말 우연한 기회로 9월에 한 달 수업료를 지원받을 수 있어서,

내 생각보다 배움의 기회가 빠르긴 했지만 놓없다는 생각에 바로 등록했다.

발레복이나 슈즈를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는 학원이 또 마침 바로 근처에 있었다!


첫 수업은 무료강습이었는데 그날이 우연찮게 촬영일이었다.

두 달 정도 수업을 진행하면 촬영하는 커리큘럼으로 진행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기존 수강생들과 함께 바를 잡고 눈치껏 따라 하는 모습이

너무 웃기고 즐거웠다. 


그날 마음을 정했다. 한 달이 아니라 계속해야겠다, 발레.

모든 흐름이 운명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에게 화요일과 목요일은 행복한 발레데이다. 


사실 나는 좋아하는 게 많아서 다른 무언가와 사랑에 빠졌을 수 있다.  

근래엔 발레수업에 나가기가 귀찮다는 마음이 왔다갔다 하기도 했다.

이런 내가 계속 발레를 이어가게 되는 건 사람 덕이 크다.  


내 몸은 절대 발레에 적합한 신체가 아니다.

유연성이 전혀 없고 여리하고 길쭉한 체형과는 정반대인 데다

크로스핏 같은 고강도 운동이 신체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아주 적합한 편이다.

이전에 요가를 배울 때도 유연성이 없어 포즈를 잡지 못해 항상 진땀 났는데

막막한 나를 팍팍 끌어주는 파워풀한 선생님이 내 첫 선생님이었다.


발레수업 중 30분이 스트레칭 시간에 할애되었는데

"몸이 열려야 정확한 자세가 가능하다"는 기조가 있으셨다. 

부족한 나를 포기하지 않고 열정 가득히 이끌어주시는 모습에

수업이 없는 날에도 홀로 몸 찢기에 열정을 다했다.

아주 미세하게 조금은 발전하는 내 몸을 보며 신기하고 뿌듯했다.


2024년이 되어 새로운 선생님이 오시며 신설된 기초반으로 옮겨갔다.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가고는 있지만 계속 수업을 들으려니 기초를 잡아야 할 것 같았다.

새로운 선생님은 말 한마디, 웃음 하나에 후광이 빛나는 밝은 에너지가 가득한 분이었다!


동일하게 스트레칭으로 시작했지만 

발레의 기본자세와 단어를 하나씩 배우고 센터에서의 수업도 진행됐다.

사람마다 선생님에 대한 평가는 다르겠지만, 

나에겐 배움을 시작하고 이어가는 순간에 딱 맞는 스타일의 선생님을 만나서 큰 행운이었다.


발레도서를 읽은 이야기를 풀어가려는데 내 삶과 몸에 대한 시간을 빼놓을 수 없다니!

이런 흐름에서 발레도서를 더 읽고 싶었는데

지금의 책보다 먼저 읽고 싶은 책은 시리즈의 일곱 번째 도서 <물리의 쁠리에>였다.

곳곳의 도서관을 다녔을 때 대여 타이밍이 맞지 않아

성실학생에 빙의하여 '그렇다면 학구적인 모드로 가자!' 해서 지금의 책을 만났다. 

 


이번 책까지 비록 2권이지만, 시리즈 작가들은 정말 발레를 깊게 사랑하는구나 느꼈다.

사랑에서 우러나와 글을 썼구나.

나는 아직 그런 마음을 모르는 6개월 차 풋사랑 단계인데 

작가들이 발레와 쌓아온 시간에, 노력과 깊은 마음에 미소가 지어진다.  

나에게도 저런 모습이 비춰지는 순간이 올까? 

애쓴 만큼 원하는 결과를 얻진 못해도 미워하지 않고 삶의 조각으로 이어져갈까?


이 책은 발레를 시작해서 나와 같이 좌충우돌을 겪는 분들에게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발레자세 용어를 정리한 도서'로 정의할 수 있는데, 

발레 입문용으로 시리즈를 시작하며 읽기엔 절대 무리다. 

나도 모르는 자세가 많은데, 그런 용어는 암만 글로 읽어도 머릿속으로 자세를 그리기 힘들다.


내가 아는 자세(단어)를 마주하면 얼마나 반갑던지. 

그런 단어의 어원 설명은 유심히 읽어보는데 자세를 설명한 부분은 흘려 읽었다. 

그림도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으나 넘겨보는 정도였다.

자세는 동영상으로 보는 게 좋고 최고는 내가 해보는 것! 


그러나 나는 발레응애... 선생님이 알려주시지 않은 건 다 이유가 있을 거예요.

지금 배운 것들도 잊지 않고 정확하게 따라가면 다행이겠어요ㅎㅎㅎ

그래서 이 책은 구매할 예정이다!

내가 언제 자세를 배웠는지 기록하고 신경 써야 하는 포인트를 추가로 메모하려 한다. 

나만의 발레요약 노트되겠다.


몸으로 익히는 발레가 책으로 다가오다니. 새삼스럽고 좋다.

신나서 더 이야기를 풀자면, 나에게 발레 메이트가 생겼다.

함께 수업을 들으러 가고 폴짝폴짝 길거리에서 점프를 연습하며 집에 돌아오고.

그 친구는 나보다 어리지만 2년 간 꾸준히 발레를 해서 나와는 수준이 다른데

고맙게도 스트레칭에 고전하는 나를 쫙쫙 찢어주겠다고.

(나는 근력을 다질 수 있도록 플랭크를 함께 해주기로 했다)


다가오는 봄엔 발레복을 입으면 어떨까 싶어서 발레복 판매 페이지를 살펴보고 있으며

오는 3월에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를 관람할 예정이다. 

또 연말까지의 목표도 생겼다. 다리 완찢!


작년엔 생각도 못했던 내 모습이 신기하고 재밌다. 

지금 배우는 발레에 포함되진 않지만, 발레 덕분에 '우아함'을 갖춘 삶을 노력하고 있다.

이전엔 발레를 배우면 우아해질 줄 알았다.

발레복이나 발레무드가 주는 아이템을 갖추면 충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생각했다.


실제로 보이는 면은 절대 무시할 수 없지만 

갖고자 하는 우아함은 결국 태도이기에, 어떤 상황이라도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 따라 내 최하수준을 낮추지 말자는 생각에 다다랐다.

"외부환경이 어떻더라도 나는 우아한 나로 남자"는 다짐이 섰다.


짧은 기간에 내가 달라졌는데, 그냥 좋다.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든다.

시작하길 잘했네, 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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