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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Sep 19. 2023

오늘도 착취 당하는 중

2번이나 밀렸다.


사람 간의 약속 따위가 아니라 언제 부를지 모르니 대기타라는
이 ㅈ같은 상황이 싫다.


새벽에 같이 걸으며 대화를 나눈다는 명목 아래
사실상
'아침에 남편 밥해줬냐'와 같은
일절 인생에 도움 되지 않는 일장연설을 듣고 리액션해줘야 하는 자리다.

도대체 이딴 건 왜 만든 걸까.

새벽에 불러 제끼면 아이 등원은 누구한테 부탁해야 되는지
남편은 쉽게 휴가낼 수도 없어서 시누이한테 부탁해야 하는 말단직원의 이런 처지를 알기나 할까.


사람만도 못한 대접을
민원인뿐만이 아니라 윗대가리도 아무 생각 없이 행한다.



고용자.

피고용자의 시간과 노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착취하고는
당당한 얼굴로 대가를 지급한다.

휴가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 그들이다.
착취물의 휴머니즘 따윈 안중에도 없다.

'일은 누가 해'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


평생 일해라. 친절히 봉사해라. 다른 일은 생각도 하지 말아라. 죽을 때까지 굶어 죽지는 않게 해 줄게.
과연 감사해야 하는 건가.


세상이 아무리 전쟁터라도
스스로 나가 피투성이로 싸울지언정

다 스러진 나룻배의 일원이 되지는 않겠다.
모르지. 저 배가 유토피아로 갈지 서서히 가라앉는 중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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