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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Sep 10. 2023

대퇴사 시대, MZ세대에게 공무원은 한물갔나

정년퇴직 후의 미래



누군가가 경제적 자유를 이뤄 다음 달이면 퇴사한다는 소식,


일이 힘든 부서 직원들이 같은 자리에서 연달아 퇴사.


이전에 같이 근무했었던, 똘똘해보이던 신규직원도 포함되어 있어 내심 아깝고 아쉬웠다.




정말 요즘 주변에 의원면직 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옛날 같으면 정년 꽉꽉 채우고 퇴직하면 연금도 괜찮겠다


20년 정도의 노후를 잘 보낼 수 있다쳐도


 


100세 시대에 60세 까지 번 돈과 100만원 가량의 연금만 믿고  40년을 버틸 수 있을까?




원하는 수준의 노후를 과연 누릴 수 있을까?



지금부터 저축이나 투자같은 재테크를 잘 해두면 몰라도..


주식하다 떨어먹지만 않으면 다행인 노릇이다.







이제는 60에 퇴직해도 살아갈 날이 많다.


일할 체력 또한 남아있다.



주변에 퇴직하신 분들이 뭐하시는 지 보면


노동이나 경제활동을 안 하고 계신 분이 드물다.


집에만 계시는 어떤 분은 활동을 하시는 분들보다 얼굴이 좋지 않다고 한다.





일할 체력이 남아 있는 한


퇴직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퇴직이 몇 년 안 남은 시점에서 다른 일 찾는다?


 


좀 늦은 것 같다.



평생 공무원만 하던 사람이 어떤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행정 업무는 기술이 느는 것도 아니요,


수십년 간의 보고 듣고, 그렇게 축적된 경험치는


공직에서나 통하는 것 들이다.




여기 시골에서는 농민을 주로 상대하는


환경이다보니 퇴직해서도 대부분은 농업에 종사한다.


고향이 여기이기도 하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땅이 있으면 더더욱.



(30년 넘게 히루종일 책상에 앉아있던 몸이 갑자기 농사일을 하려다보면 허리도 아프고 삭신이 쑤신단다.)



아니면 일부는 카페를 차리거나 아예 쉬거나 산하기관 단체장으로 간다거나..




또 어떤 경우는 일반 업체에 취직한다. 공무원일때 조경이나 시설보수, 설치 등을 맡기면서 친해진 업체 사장 밑에 들어가 새로 일을 배운다. 퇴직과 동시에 갑을(?)관계가 바뀌는 것이다.




얼마 전 업체 사장님과 얘기를 하는데 옆에 같이 계신 분이 어쩐지 눈길이 갔다.




'이 분  누구신지 몰라요?'하고 묻길래




'아, 육아휴직 복직한 지 얼마 안 돼서 윗분들 얼굴을 잘 몰라요. 죄송해요'




'여기서 국장까지 하시다가 퇴직하신 공무원 아니냐'라고 하셨다.





씁쓸히 웃고 계신 전직 공무원 분을 뵈니 마음이 복잡했다.



낯선 근무 환경.


공무원 시절에는 각종 행사로 정장을 주로 입다가


이렇게 현장 일을 하면 덥고 춥기도 하고 옷에는 때가 묻어 꼬질하다.



퇴직하면 얼굴 아는 공무원들과 어색해서 관공서 근처에도 안 오시는데 업체에서 일하면 얼마나 많은 공무원을 만나게 될까..



저 모습이 퇴직 후 내 모습 일지도 모르겠다 싶어 생각이 많아졌다.



허름한 모습 때문이 아니라



'내가 정년 퇴직 후 할 일을 미리 찾아두지 않으면


또 누군가의 밑에서 일을 배워야 하는구나'



그게 제일 걱정이 됐다. 그 때부터 경각심이 들기 시작했다.


무슨 일도 허투로 하지 말고 배워야겠구나.


안주하면 안되겠구나.


지금부터 은퇴 준비를 해야겠구나.




아싸리(아예) 조금이라도 젊을 때 사회에 나와서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좋아하는 일을 찾거나 기술을 배워 노하우를 쌓을까.



요즘 MZ들이 노가다(전문 기술직) 쪽으로 몰린다는데...


그게 어쩌면 더 현명할지도.



그리고 이건 뇌피셜이지만



베이비부머부터, 근로 능력있는 고령인구가 퇴직해 사회에 많이 나오면 나라에서 그 들에게 공공 일자리를 더 많이 풀지 않을까.


그 때 돼서 공직에 뜻이 있다면 발을 담가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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