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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현욱 Jun 10. 2019

지식근로의 특성

Traits of Knowledge Work.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곧 지식근로자의 과업이다.
<The Effective Executive>
By Peter Drucker.


지식으로 일한다는 것. 지능을 이용해 판단하고 창조하는 모든 행동을 의미한다.


기업의 경영자는 조직이 처한 환경과 조직의 목적, 구성원의 강점을 판단해 인재를 적절한 업무에 배치하고, 조직이 나아갈 목적을 설정한다.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 언어를 이용해 컴퓨터가 해야 할 일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생각을 자동화한다.

예술가, 작가는 세상을 관찰하고, 새로운 사고의 관점을 파생한다.


종사하는 업무는 다르지만, 모두 전형적인 지식근로에 속한다. 남들이 하지 않았던 일을, 스스로의 의사결정을 통해 해내야 하는 모든 사람들은 지식근로자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창조적인 일이기도 하다. 지식근로자는 따를 지침이 없는 일을 새로운 방법으로 해야하는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지식근로자의 수가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 인간이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노동이 대부분 육체의 노동이었기 때문이다. 이 중, 지식과 판단력을 이용해 노동의 기술과 목적에 관여하는 일부의 지도자/지식인 집단만이 지식근로자에 속했을 것이다.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지식근로가 아닌 대부분 직업의 수가 빠르게 줄어든다.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 기계가 그 일을 대체한다. 창조적인 능력이 필요하지 않은, 업무에 필요한 능력이 쉽게 교육될 수 있다면. 더 저렴한 임금노동자에 의해 쉽게 대체될 수도 있다.


급속도로 변하는 직업 시장. 분명한 패턴은 지식근로가 아닌 모든 직업은 큰 부를 창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며, 지식근로가 아닌 대부분의 직업의 수는 점점 줄어든다는 점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베팅은, 자신을 지식근로에 최대한 적합하도록 적응시키는 것이다.



결과의 질(Quality)이 중요하다.


지식근로가 다른 모든 형태의 근로와 차별되는 점은, 지식근로의 성취는 순수하게 결과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기존의 노동은, 노동에 투여되는 시간이 중요했다. 노동의 결과는 노동의 시간과 비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식근로는 노동의 시간이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무리 많은 노동의 양이 투입되었을지라도, 질의 미달로 인해 모든 가치가 사라지는 경우도 흔하다. 생각과 결과의 질이 모든 지식근로의 성패를 결정짓는다.


구글의 알고리듬 하나가, 아인슈타인의 공식 하나가, 큰 의미를 남기지 못한 다른 수없는 경쟁자들의 노력에 비해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영향을 남겼다는 사실은 이러한 지식근로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양과 질의 중요성이 분배되는 무게는 근로의 성격에 따라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즉. 일관된 양을 산출해야 하는 지식근로 또한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서도, 일정한 질이 확보되지 않은 결과물은 가치가 없다는 것은 분명할 것이며, 월등한 질을 지닌 결과물이 기하급수적인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분명할 것이다.


괜찮은 결과물은 1의 결과를 가져온다.

좋은 결과물은 10의 결과를 가져온다.

훌륭한 결과물은 100의 결과를 가져온다.

위대한 결과물은 그 결과를 모두 측정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이러한 기하급수적인 결과는, 다른 근로의 형태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지식근로만의 특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조직의 관리자가 지식근로자의 성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순수하게 결과의 질을 따지는 방법이 가장 적절할 수 있다. 이러한 지식근로의 특성을 알아차린 영리한 조직은, 반복 작업에 적합한 근대적인 고용형태 - 정시에 출근해 자리를 지키는 - 를 버리고, 결과물의 질만을 평가하는 새로운 고용형태를 창안하고 있기도 하다.



특화된 능력.


어떤 기술 하나를 지니는 것으로는 지식근로자의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그러한 기술은 쉽게 교육 가능하며, 교육이 가능한 기술을 지닌 인력은 쉽게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강점을 토대로, 특화된 지식(Specific Knowledge)을 갖추어, 남들이 해낼 수 없는, 하지만 조직과 사회에 필요한 일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낼 수 있어야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


이러한 특화된 지식은 자신의 본성적 강점을 뿌리로, 다양한 전문분야의 기술과 지식을 더해져 개인마다 고유한 형태로 발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쟁력을 지닌 지식근로자가 실재로 하는 업무를 간단히 설명하는 것이 까다로운 이유이다. 프로그래머와 기획자 사이의 커뮤니케이터일 수 있다. 미래 기술에 대한 전망을 토대로, 테크놀로지가 나아갈 방향을 탐색하는 역할일 수 있다. 대체될 수 없는. 그 사람만의 개성이 발현된 기여의 형태. 특화된 지식이 발현되는 방법이다.


특화된 지식은, 다양한 분야에 깊은 이해가 생길수록 강화된다. 이러한 깊은 이해에 도달하는 유일한 길은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다. 내적인 동기가 없는 학습은 결코 깊은 이해에 도달하지 못하며, 깊은 이해가 아닌 지식은 피상적인 결과물을 낳을 뿐이다. 피상적인 결과물 - 질이 떨어지는 - 만을 낳는 지식근로자는 경쟁력이 없다.


스스로 학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지적인 호기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 자신의 호기심을 따라 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지식을 학습하게 된다. 자신의 호기심이 전문교육과 일치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 못했다 하더라도, 모든 정보에 접근 가능한 인터넷 환경은 모두에게 무한의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중요한 것은 배움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것을 배우며 깊은 이해를 넓혀가는 것이다.



지식근로자의 동기.


지식근로자는 아무리 큰 보상이 주어지더라도, 자신의 능력이 발현할 수 없는 일에는 동기감을 느끼지 못한다. 동기감이 없다면, 지식근로의 결과는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어떤 직무에서 최상의 성취를 낸 지식근로자가, 다른 직무에서는 그 사람이 없는 것만 못한 결과를 내는 경우도 흔하다. 자신이 동기감을 찾지 못한 일이거나, 자신이 기여할 바를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식근로자의 동기는 그의 능력 자체이다.
By Peter Drucker


즉,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낸다는 감각이 지식근로자를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면적인 동기가 없는 지식근로자는 금세 반복적인 노동자로 전락하며, 그의 능력은 심각하게 한정된다.


지식근로자는 새로운 업무에 앞서, ‘내가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자신의 본성을 뿌리로, 학습에 의해 특화된 능력을 가지로, 주어진 업무에서 어떤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인가를 명확히 그려낼 필요가 있다.


스스로가 기여할 바를 판단하는 것. 자신의 개성이 업무와 융합되어, 창의적인 결과물을 낼 조건을 형성하는 것. 그러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근로의 형태를 스스로 창안하는 것. 지식근로의 첫 단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근로의 열매.


지식근로자에게 보상이 주어지는 방식은 다른 근로와 구분되는 특성이 있다.


육체노동이나, 관리직의 경우, 투여한 노동시간에 의해 그의 산출물이 결정된다. 보상 또한 그에 상응한다. 하지만, 지식근로자가 생산한 결과는 정량적으로 산출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식근로자가 생산한 의미, 가치는 널리 나누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으며, 중요한 사회적 발전의 일부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식근로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이러한 보편적 기여에 대한 부산물(By-product)처럼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구글의 검색기능이나 상대성이론이 사람들에게 나누어준 가치와 구글의 창업자와 아인슈타인이 얻은 보상을 상기해보면 이해될 것이다.) 이러한 양태는, 정보가 무한한 파급력을 지니게 된 인터넷 환경에서 점차 일반적이 되어가고 있다.


파급될 가치가 있는 것은, 같은 계열에서 가장 높은 질을 지닌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지식근로의 결과물에서 질의 중요성은 점차 커져갈 것이다.


가장 흔한 결과는 완전한 실패이다. 스타트업의 90%는 실패한다. 아이튠즈에 있는 음악 중 7/8은 한 번도 다운로드 되지 않는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질의 경쟁에서 패한 것이다. 하나의 카테고리에서 가장 적합한 하나의 생각, 하나의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수많은 작품 중 손에 꼽는 것만이 역사에 남는다.


성공한 지식근로의 결과물이 지닌 공통적인 특성은, 문제의 설정과, 기여할 바에 대한 이해가 명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는 결코 우연에 기대지 않는다. 생각의 질. 명확한 판단에 근거한다.


다양한 정보에서 명확한 패턴을 읽어낼 수 있는 지능. 이를 통해, 목적을 설정하고, 이 목적에 입각해 자원을 올바르게 배치할 수 있는 능력. 지식근로의 요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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