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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our Seo Jul 14. 2024

스쳐가는 인연을 붙잡는다는 것

당신을 처음 본 그날 

당신으로부터 눈을 떼기 어려워 

뒷자리에 조용히 앉아

얼마인지 모르는 긴 시간을 기다렸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을까요


숨죽여 기다린 끝에

당신이 나를 향해 입을 열었을 때

나는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마음의 거리가 조금은 가까워진 무렵

그대의 두 눈동자에 비친 나의 모습이 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습니다


행여나 나의 진실을 그대가 알아버릴까

둘러대고 둘러댔던 속마음을

이제는 어떻게 하면 그대가 알아챌 수 있을까

이리 표현해 보고 저리 표현해 봅니다


네 번의 계절이 지나 

또다시 푸른 하늘 밑에서

우리가 서로의 물감으로 칠해졌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스쳐가는 인연의 끝을 붙잡고

새로운 도화지를 위에 

그대라는 색을 흩뿌려 나의 세상을 물들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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