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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운 시선 Nov 27. 2023

제주도 입도 3년차


서울 중심부에서 살다가 제주도 시골로 입도한지 3년차가 되어간다. 여의도 금융의 중심지에서 댄디한 사람들을 보면서 커피를 마신게 일상이었다면 제주도에서는 밀크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풀벌레 소리를 듣는다.


사람과의 접촉은 가족외에는 거의 없다. 가족중심으로 육지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라이프 스타일이 미국과도 같다. 철저하게 가족중심으로 움직이고 저녁 5시만 되면 관광지를 제외한 동네 식당은 문을 닫는다. 한가롭고 평화롭지만 어떠한 자극도 있지 않는 삶이라 시공간이 멈춘거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제주도에서 살면서 가장 많이 한 대화는 내면의 나와의 대화인거 같다. 산책을 하거나 바닷가를 걸으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대답하고 하는 것으로 하루가 채워진다. 왜 많은 문학가나 예술가가 섬이나 바다 그리고 자연에 파묻혀서 작품을 썼냐고 물어보면 자연이라는 풍경화 속에 오롯이 서있는 한명의 생명체는 개인밖에 없다는 시공간적 메트릭스가 만들어진다.


일단 어떠한 자극도 없다. 자극은 컴퓨터를 통해서 얻어지는 문자적 자극뿐이지만 육지와의 물리적 거리와 사람과의 부대낌도 없는 이 곳은 자극이 없는 청정구역이다. 사람들간의 강한 자극이 도파민을 만들고 그로인해서 정신없이 들어오는 사회적 문화인프라의 자극이 없으니 제주살이 일년차에 포기하고 육지로 다시 올라가는 사람도 많다. 일단 공간의 확장은 엄청나게 넓지만 사람이 없는 공간이라 금세 질리고 만다.


자기와의 내면의 대화로 하루를 채우지 않는다면 제주도의 삶은 굉장히 고되다. 그 내면과의 대화를 채우기 위해서 책을 읽고 영화를 넷플릭스로 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마음속으로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굉장히 많다. 생각한다는 것은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는 과정이 생각이다. 


무형의 자산이 솟구치기에는 너무 좋은 환경이고 

유형의 자산을 팔기에는 극악의 환경이라 생각한다. 


3년이 되어가보니 제주도의 왠만한 관광지와 맛집은 다 가본듯하다. 솔직히 그런 관광객의 도파민의 자극으로 제주생활을 채우다가는 반년만 있어도 금세 진절머리가 날것이다. 흑돼지는 어디가나 비슷하고 물회도 어디가나 비슷하다. 미세한 물리적 도파민을 찾기 위해서 아무리 여행을 다녀도 제주도의 자연환경은 동쪽이나 서쪽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서쪽에서 살다가 동쪽으로 이주해왔지만 어떠한 차이도 느끼질 못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2024년에는 내면의 대화를 계속해보면서 무형의 자산을 가시적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은 수용적인 정보를 가지고 내면의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는 그것을 아웃풋을 만들어내야 겠다는 생각이들었다.


그것이 무엇일까? 고민을 해보았다. 거시경제와 부동산은 시기적 흐름에 따라서 진입할 시기와 나올 시기가 상당히 긴 구간을 거친다. 물론 내 주업이 그것이지만 어느순간에 같은 말을 반복하는 앵무새같은 느낌이 들어서 뭔가 내적으로 거부감이 올때가 있다. 내가 그동안 읽은 서적들을 보니 대부분 심리와 영적이야기인것은 참 흥미롭다. 예전에는 거시경제에 관련된 책과 논문을 주로 읽었지만 어느순간에 이번 경제 싸이클이 한랭전선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아는 순간 책의 선택 목록이 바뀌었다.


물질의 세상에서 비물질의 세상으로 사람들의 의식전환이 일어나는 것일까? 요즘 부동산이며 주식이며 코인이며 어떤 자산 재테크도 큰 재미를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오히려 물가상승의 압력속에서 있는 자산을 보존하기에 급급하고 그것을 버티는것이 대부분이다. 한때 파이어족이 유행하면서 유튜브에 여기저기에 파이어족을 선전하고 광고하는 유튜버들이 넘쳣지만 지금은 사실상 거의 종적을  감추엇다.


시대의 흐름이 이제 자산 증식 번아웃의 꼭지점을 향해서 달려가는 것 같다. 경제예측과 미래의 전망을 주구장창 쓰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이젠 에세이로 우리의 일상을 다듬고 생각을 해보는 글을 써보고 싶다. 그동안은 자기계발과 재테크 관련 글들을 나의 밴드와 블로그에 썻지만 이제 뭐랄까 전환점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사소롭게 지나치는 일상과 책의 한구절 그리고 그것이 현시대에 미치는 울림과 그것으로 얻어지는 새로운 생각의 발견. 무형의 가치가 무엇인가 생각을 하게 하는 요즘이다.


2030대를 재테크에 미쳐서 살아봐서 40대 중반에 들어서니 그런 생각이 많이든다. 내가 늙었나? 아니면 세상의 변화를 알기때문에 그런것일까?


브런치의 글들을 습작하는 것도 이제 그런 방향이 흘러가도록 쓰고싶다. 내 마음이 그리 이야기를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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