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트폴리오 Apr 26. 2023

불편한 세상을 해결하는 서비스

창작자와의 인터뷰 with 이재구


사회보장제도를 보장하는 구호가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였다면, 요즘 현대인들의 일상을 보조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편리함은 '침대에서 침대까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야말로 사용자는 침대에 누워서 계좌 신설, 물건 구매, 택시 호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편히 손가락과 스마트폰으로 해결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다만 우리의 생활이 더 편해지기 위해선 작은 문제들을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험'디자인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 오늘은 살다 보면 발견하게 되는 불편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이재구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다. 디자이너 이재구는 현재 노트폴리오와 함께  <프로덕트 디자인 개인 프로젝트 완성반>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구님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헥슬란트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이재구입니다. 살다 보면 불편하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보일 때가 있는데요. 기회가 될 때마다 불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며 살고 있습니다. 이번에 노트폴리오와 함께 <프로덕트 디자인 개인 프로젝트 완성반> 워크숍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재구님께서는 창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하셨어요. 사실 일반적인 커리어의 시작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거창한 꿈과 계획으로 시작한 일은 아니에요. 저는 삶을 계획하기보다는 재밌어 보이는 일을 선택하는 편인데요. 대학생으로 지내던 어느 날, 이제 막 시작하는 창업 팀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제안이 왔습니다. 마침 휴학 중이었고, 취업보다는 창업이 더 재밌어 보여 창업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대학교 조금 다니다가 일만 열심히 한 20대를 보내게 됐습니다. 그래도 그때의 경험을 통해 다른 재밌는 일들이 생겼으니, 다른 방향으로 재밌는 삶을 살고 있는 듯합니다.


그때의 경험으로 계속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길을 걷고 계시는군요. 프로덕트 디자인의 정의와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모든 디자인은 브랜드 성장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프로덕트 디자인은 그 범위와 역할이 조금 더 넓습니다. 콜라를 예로 들어볼게요. 콜라의 제품 퀄리티는 식품 연구원이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콜라를 더 잘 팔기 위해서는 회사 마케팅, 브랜딩, 영업 등 다양한 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IT 서비스는 프로덕트를 만든 팀 역할이 조금 더 중요합니다. 프로덕트 자체가 서비스를 상징하고 동시에 브랜드 퀄리티와 비즈니스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즉, 프로덕트 팀에서 일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디지털 제품 그 자체의 실물을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적으로 성장 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해요. 다른 디자인 분야보다 비즈니스 퀄리티와 성장에 더 밀접하게 붙어있죠.

UX/UI가 훌륭하다고 반드시 비즈니스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사용자를 위한 UX/UI와 비즈니스 성장 사이에서 끊임없이 우선순위를 선택하는 직업입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UX/UI에 대한 이해와 함께,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센스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러면 제품의 성격이 달라질 때 UX/UI 디자인 구조도 크게 달라지나요?

도메인이 다르다고 해서 UX 기본 원칙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상품을 소비하는 방식에 따른 특징은 있어요. 모빌리티, 커머스, 교육, 블록체인 모두를 포함해서 지금 소비하고 싶은 상품인지, 천천히 비교하는 상품인지에 따라 UX 설계가 다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소비하고 싶은 욕구를 채워야 하는 상품의 경우, 필요한 정보를 간결하게 전달하고 빠르게 결제까지 완료하는 경험을 신경 써야 합니다. 천천히 비교하는 경우, 사용자가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기억에 남게 잘 전달해야 하고요.

그중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경험은, 중간 과정에서 우리 서비스를 이탈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우리 서비스에서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커머스로 예를 들어볼게요. 휴지 같은 생필품은 결제까지 빠르고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경험을 만들어야 하죠. 하지만 명품 커머스는 다른 서비스와 많은 비교를 하더라도 결국 우리 서비스에서 결제할 수 있는 UX 경험과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지금은 블록체인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데요. 블록체인은 기존 금융, 유통, 마케팅 등 많은 시장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꽤 효율적으로 풀 수 있는 기술입니다. 코인 투자를 제외하고 사용자 입장에서 블록체인은 어려운 개념과 불편한 사용성 때문에 아직까지 쉽게 접할 수 없는 분야예요. 어렵지만 재밌어 보이는 문제를 풀고 싶은 상황이었는데 좋은 기회를 만나 블록체인 분야에 근무하며 문제를 풀어보고 있습니다.


재구님이 진행하신 프로젝트를 보면 BX 프로젝트도 있던데, UX 와 BX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프로젝트와 함께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제 비핸스에 있는 BX, UX 프로젝트 중 하나씩을 소개해 드릴게요.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콜렉트 커피’는 작은 브랜드를 운영해보자 하는 마음에 2020년에 시작한 작은 카페 BX 프로젝트인데요. 위치 선정부터 페르소나 설정까지, 디테일한 부분에서 많이 연구하고 시도해 본 브랜딩 프로젝트예요.

본업은 아니지만, 카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어려운 시장에서 시작했으니 잘 살아남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고민을 하고 결정하며, 실행했던 과정을 아카이브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주말에는 종종 콜렉트 브랜드를 경험하는 사람들을 직접 관찰하면서 제가 설계한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열심히 받고 있습니다.


UX 프로젝트로는 ‘카플랫’을 소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최소 10분부터 긴 시간까지 필요한 만큼 차를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사용자는 차량이 준비된 지점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혹은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는 설정이었습니다. 카플랫은 배달받는 렌터카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는 주차장을 포함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BX와 UX 두 분야 모두 시장을 찾고 타깃에 맞춰 서비스를 고민하고 기획한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다만 결과물에 따른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BX는 어떤 성격의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드를 어떻게 정의했으며 어떻게 표현했는지가 중요합니다. UX는 브랜드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어떻게 풀었고, 해결한 방법을 사용자가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뭐가 있을까요?

저는 프로덕트를 디자인할 때 제가 만들고 있는 제품이 세상의 문제를 잘 풀고 있는지, 비즈니스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또한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겐 세상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방법을 찾는 지구력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냥 접근하기보다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한 여러 각도에서 접근하고 고민할 수 있는 체력도 필요하고요.

하지만,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갖춰야 할 첫 번째 필수 요건은 논리력입니다. 프로덕트 디자인에서 ‘그냥’이라는 대답은 없거든요. 모든 것은 사용성과 비즈니스 논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노트폴리오와 함께 준비한 <프로덕트 디자인 개인 프로젝트 완성반>의 경우, 제품을 만들 때 내 프로젝트에 대한 답과 논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잘 세울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어요.

또한 프로젝트를 개인이 100% 완성할 수 있도록 1:1 피드백을 해드릴 텐데요. 이 워크숍을 통해 스스로 온전한 프로덕트 기획자, 디자이너가 될 수 있도록 도와드릴 예정입니다. 타 지원자들과 확연히 비교되는 경쟁 포인트 두 개를 갖출 수 있도록요.


선배 디자이너로서, 취업 혹은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신입/주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한국의 디자이너분들이 특별한 점은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신경 쓴다는 점인데요. 다만 피드백에 대한 문화가 익숙하지 않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 혁신적인 의견을 제안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거절되더라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하는 태도가 있다면 경쟁력 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또 취직 이전에,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잘 알려진 기업에서 일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유명한 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와 잘 맞는다는 건 아니잖아요. 아직 유명하진 않지만, 성장하고 있는 기업에서 일하는 것도 좋은 경험입니다. 내가 일하고 싶은 기업의 이미지나 삶의 형태에 대한 고찰을 해보고, 그에 따라 나에게 잘 맞는 회사는 어디인지 고민해 보는 게 회사를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벌써 마지막 질문이네요. 디자이너 이재구님의 다음 목표는 뭔지 여쭤봐도 될까요?

최근 현업에서 새로운 과업을 부여받아 바쁜 상황이라 개인적인 목표를 고민할 시간이 없었는데요. 다만 확실한 건 문제를 발견하고 좋은 답을 만드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또한 예비 혹은 주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분들이 일을 더 잘 하실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꾸준히 잘해보고 싶어요. 오는 5월 10일에 개강하는 <프로덕트 디자인 개인 프로젝트 완성반>에서 뵙겠습니다. 긴 인터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재구
현) 헥슬란트(Hexlant) Product Lead & Product Designer
이재구의 비핸스 | https://www.behance.net/leejaegoo
이재구의 브런치 | https://brunch.co.kr/@leejaegoo





노트폴리오 [창작자와의 인터뷰]
창작자와의 인터뷰는 노트폴리오에서 활동하고 있는 창작자를 선정하여 창작자의 작업과 작업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