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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여인 Aug 04. 2019

결혼하지 않은 여자

나는 원래 조금 늦었다

나는 지금 내 나이가 되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살 줄 알았다.


사실 나는 작년부터 결혼 생각이 슬그머니 들긴 했는데 우스운 것은 만나는 사람도 없으면서 이런 생각을 혼자 골똘히 한다는 것이다.


결혼에 적당한 나이가 어디있게냐만은 통상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나는 적당한 나이에서 넘어가는 기점에 있는지라 오늘은 더욱 왜 나는 '이제야' 느지막이 결혼을 생각하느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원래 조금 느렸다.


고등학교 때 모든 이가 입시에 매진할 때 나는 바보같이 기차를 보고 수업에 늦게 가고 벚꽃을 보러 간다고 떼를 쓰고 일찍 학교에서 나가기도 했다. 정말로 기차를 보고 벚꽃을 보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보면 순수했고 어찌 보면 덜떨어진 느낌이기도 하다.


친한 친구들이 모두 수시에 붙었을 그때 나는 알았다. 아 대학 갈 준비를 해야 하는구나.


그렇게 나는 모두가 뛰고 나면, 아 나도 뛰어야 하나 보다를 아는 아이였다.


사회생활도 늦었다. 30살이 넘어서 일 다운 일을 하기 시작했다.


혼자 산지 10년 차가 되고 나서야 아 휴지를 아껴 써야겠구나 이런 것들이 다 돈이구나를 인지했고 그제야 엄마가 샴푸를 아껴 쓰라는 이야기를 알아먹었다.


나는 이렇게 늘 늦었다.


그래도 나는 큰 문제가 없었다. 늦게 입시에 열중했지만 학교도 다 적당히 만족스러운 곳에서 다녔고 일도 늦었지만 이런저런 일을 꽤 많이 했었다. 잘못된 것은 없었다. 결혼도 그렇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어눌했고 거칠었던 연애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은 시절이 왔고 언제 가는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 나도 결혼을 하게 될 것이다.





이번에도 조금 늦게서야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마음이 있으니' 또 이루어지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결혼을 꼭 해야한다 이런 글이 아닙니다 .

저는 결혼 생각이 전혀 없다가,  요근래 결혼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어 느낀 점을 적은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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