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모두 다르다. 사고의 깊이, 감수성의 폭,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제각각이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이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의 심오한 인간 탐구를 이해할 필요는 없다. 이 거대한 문학은, 정신적 준비와 경험, 심리적 에너지 없이는 온전히 소화되기 어렵다. 때로는 압도적이며, 때로는 읽는 이를 지치게 만든다.
그 대신, 나는 체호프 같은 작가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글은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은연중에 보여준다. 욕망, 허영, 사랑, 좌절, 소소한 일상 속의 기쁨과 슬픔. 거창하게 ‘인간 존재의 본질’을 규정하지 않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타인과 자신의 삶을 관찰하고 느끼게 한다. 문학의 힘은 이해의 폭이 아니라 공감과 체험의 가능성에 있다고 믿는다.
이런 점에서 문학은 두 가지 층을 가진다. 하나는 깊이를 파고드는 ‘철학적 문학’, 다른 하나는 인간 군상을 관찰하게 하는 ‘체험적 문학’. 모든 사람이 전자를 이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후자가 삶의 다양한 얼굴을 마주하게 하고, 자기 안의 감정을 풍부하게 하며, 인간관계를 더 민감하게 느끼게 한다.
결국 문학의 가치는 ‘모두가 이해해야 하는 난이도’가 아니라, 각자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인간을 경험하게 하는 능력에 있다. 체호프의 단편을 읽으며 우리는 웃고, 슬퍼하고, 때로는 공허함 속에서 인간을 배우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지나치게 무거운 문학과 달리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통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