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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주를 찾아서: 동아엘텍

by 신성규

시장에는 늘 “성장성은 높은데 가격은 눌려 있는 기업”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저평가주는 저평가일 이유가 있다.

실적이 부진하거나 성장성이 희박하다.

투자자들은 이런 기업들을 ‘싸지만 사고 싶지 않은 주식들’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다.

가끔씩 시장이 진가를 간과한 채,

그 기업의 지분 구조, 사업 연동성, 산업 구조적 위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동아엘텍이 바로 그런 경우다.



1. “선익시스템 47% 보유” — 이 한 줄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동아엘텍이 보유한 선익시스템 지분은 무려 47%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 지분이 아니라 사실상 지배권이 걸린 지분 구조다.


하지만 시장은 이 구조의 의미를 거의 반영하지 않는다.


선익시스템 시가총액: 약 4,100억

동아엘텍 시가총액: 약 660억


즉,


“자회사 가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모회사를 살 수 있는 상황”

이라는 기형적인 그림이 펼쳐지고 있다.


이 정도의 괴리는 행동주의 펀드가 가장 좋아하는 전형적인 구조다.

NAV(순자산가치)와 시장가치 간의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2. 선익시스템은 글로벌 2위, 그 뒤에서 동아엘텍은 ‘숨은 지배자’


OLED 증착 장비 시장은 캐논 토키(일본)와 선익시스템(한국)의 사실상 양강 구도다.

패널 업체들은 장비 신뢰성과 공정 정밀도로 인해

이 두 업체 외에는 사실상 선택지가 거의 없다.


선익시스템이 수주를 늘리면


자회사 지분 가치 상승

검사·공정 장비(동아엘텍 본업)의 추가 수주

두 가지 방식으로 동아엘텍에 이익이 돌아간다.


즉,


선익이 수주를 따낸다는 것은 동아엘텍의 두 개의 주머니가 동시에 채워지는 것과 같다.


이런 구조는 모회사-자회사 관계에서도 흔치 않다.

지분만 보유한 것이 아니라,

산업 사이클이 서로 맞물려 올라가는 구조적 동반상승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3. 중국 vs 일본 분쟁


중국과 일본 간의 분쟁은

현재 OLED 장비 시장에서 하나의 거대한 변수다.


그렇다면 대안은 누구인가?


바로 선익시스템이다.


그리고 선익의 최대 수혜자는?

지분 47%를 가진 동아엘텍이다.


즉, 일본·중국 갈등이 심해질수록

일본의 의존도를 줄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선익시스템의 파이가 커진다.

결국 이 흐름은 자연스럽게 동아엘텍의 재평가로 이어진다.


중일 분쟁은 캐논 토키의 부담이지만, 선익시스템과 동아엘텍에는 구조적 수혜로 작용한다.



4. 시장은 왜 이 주식을 무시하고 있는가?


동아엘텍의 현재 주가를 설명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복잡한 지분구조


일반 개인투자자는 선익 시총과 동아엘텍 시총의 불균형을 잘 계산하지 않는다.

모회사-자회사 구조는 일반적으로 PER/실적 중심 투자자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OLED 설비투자 사이클 침체


최근 2~3년간 OLED CAPEX가 약한 바람에

동아엘텍과 같은 장비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저평가됐다.


하지만 사이클은 다시 온다.

특히 애플의 OLED 전환, 자동차 OLED 패널 수요, 중국의 설비 증설 시그널은

다음 CAPEX 사이클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때 가장 강하게 튀어오르는 기업이

바로 지분 구조 + 사업 연동성을 동시에 가진 기업들이다.



5. 결론:


동아엘텍은 단순한 ‘저평가주’가 아니라 ‘저평가 구조를 가진 성장주’다


저평가의 이유가

“성장이 멈춰서”가 아니라

“지분가치를 반영하지 않아서”라면

이건 투자 기회다.


특히 선익시스템이 글로벌 2위 위치를 유지하는 한

동아엘텍은 다음 사이클에서


지분 가치 상승

실적 개선

NAV 리레이팅

중일 분쟁 수혜


네 가지를 동시에 받는 매우 드문 구조다.


이런 기업은 시장이 주목하기 시작하면 너무 늦다.

지금은 단지 가격이 조용할 뿐,

구조적으로는 이미 ‘재평가의 조건’을 모두 갖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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