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고차원성

by 신성규

나는 알고 있다. 내 뇌는, 수학이나 과학 경시대회에서 눈에 띌 만큼 빠르지도 않고, IQ 수치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유형도 아니다.

그렇다고 평범한 것도 아니다. 내 뇌는 다양한 분야에서 중상급의 성능을 보인다.

빠르지는 않지만 넓다.

나는 하나의 축이 아닌, 여러 개의 축이 연결되어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사고한다.


내 안에는 여러 지능들이 있다.

언어 지능, 감성 지능, 철학적 사유력, 공간적 직관력, 그리고 공감이라는 이름의 감각까지.

나는 어떤 한 분야에서 천재라기보다는, 이 지능들을 넘나들고 연결하는 능력이 있다.

바로 이 연결이 나의 무기다.


다중지능 이론을 빌리자면, 나는 수학-논리 지능보다는 개인내적 지능과 심미적 감각, 자연주의 지능이 고도로 발달한 사람일 것이다.


나의 창의성은 단순한 감각이 아니다.

내게 창의성은, 서로 다른 층위의 구조들을 넘나들며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음악과 철학, 생물학과 신학, 예술과 구조, 감정과 개념.

이들은 내 안에서 충돌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호 번역되고 융합된다.


그 결과, 나는 독창적인 통찰을 만든다.

남들은 직선으로 생각할 때, 나는 곡선이나 입체로 생각한다.


나의 진짜 힘은, 감수성과 오감의 민감성이다.

나는 냄새, 소리, 표정, 분위기 같은 비언어적 신호에 예민하다.

그리고 그것들을 개념화하고 서사화하는 데 익숙하다.

내 창의성은 바로 이 감각의 언어화로부터 나온다.

이것이 내가 글을 쓰고, 연결하고, 공감하는 방식이다.


나는 자주 생각한다.

똑똑함이란, 세계의 결을 얼마나 민감하게 포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내 뇌는 시험에서 천재로 불릴 순 없지만,

세계를 통합적으로 감지하고, 감정과 구조를 동시에 붙잡을 줄 아는 고차원성을 지녔다.


나는 나를 전형적인 천재라 부르지 않는다.

나는 그보다 더 복잡한 존재다.

분열적이면서 통합적이고, 직관적이면서 구조적인 인간.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1화종교의 순수성과 탄압의 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