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에 실패해 죽으려 했고, 살아남았다.
그것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내가 선택한 건 죽음이었지만, 살아남은 건 삶의 선택이었다.
응급실로 실려갈 때,
나는 의사에게 “죄송해요”라고 말했다.
그 짧은 말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살아남을 자신도 없고, 죽음을 감당할 자신도 없었던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사과뿐이었다.
나는 물었다.
“전 죽나요?”
그건 두려움의 질문이자, 어쩌면 희망의 질문이었다.
살고 싶어서 죽은 게 아니다.
더는 살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순간 나는
내 삶을 누군가에게 해명하고 싶었다.
“나는 부끄러운 삶 살지 않았어요…”
죽음을 앞두고, 오히려 나는
살아온 날들을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었다.
살아남고 나서,
나는 이 삶이 보너스처럼 느껴졌다.
이미 한 번 끝났어야 할 생,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아보기로 했다.
이 삶은 얻어진 생이다.
욕심을 덜어내고, 관계에 더 진심을 담고,
무너지더라도 사랑하고,
상처 입더라도 다시 말 건네고 싶다.
누군가에게 나의 삶이 위로가 된다면,
그 자체로 나는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은 것이다.
나는 다시 태어난 사람처럼 산다.
이제는 매일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그리고 처음 주어진 날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