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아침에 만나 ‘인디펜던트 워커’라는 책을 그 자리에서 함께 읽어나가는 윤독모임, 일요모닝독서클럽은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요즘 몸이 좋지 않은 D는 참여하지 못해서 네 번째 모임은 Y와 나, 두 명이 참석했다.
이번 모임의 탐구 대상자는 박지호 님이었다. 인디펜던트 워커에 의하면. 박지호 님은 콘텐츠를 브랜드와 공간으로 확장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매거진 편집장으로 오랜 기간 일했고, ‘어반스페이스 오디세이’라는 공간을 창업해 서울시와 함께 공간에 콘텐츠를 풀어두는 일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 소개를 읽었을 때는 의문이 들었다. 콘텐츠를 공간에 작업한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지호 님은 매거진 에디터로서 글과 사진으로 대표되는 책의 방식으로 콘텐츠를 수년간 만들어오던 사람이다. 편집장을 하며 매거진을 통해 제공하던 인사이트를 새로운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확장되어 공간으로서의 콘텐츠가 만들어진 것 같다.
그런 고민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은 아니고, 이미 편집장시절부터 그런 고민을 시작했다고 하다. 그래서 그는 편집장 시절 다수에게 제공되는 매거진 같은 형태의 콘텐츠가 아니라 소수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방식의 콘텐츠를 실험했다. 오프라인의 공간과 책을 결합해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온라인이 주목받던 시절에 공간에 집중한 것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경험을 하게 할까?
그는 공간과 책이 결합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하는지 궁금했다고 한다. 나는 여기서 ‘경험’에 집중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떤 모임이나 콘텐츠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 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이번 장에서 유난히 내게 이 ‘경험’이라는 단어가 와닿은 것은 내가 노션 스터디 론칭을 앞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션 스터디 멤버들에게 나는 어떤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진짜로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수요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지속적으로 미뤄온 노션 스터디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 역시 내가 한 경험 때문이다. 함께 윤독모임을 하고 있는 Y는 현직 디자이너이자 미리캔버스 강사이다. Y는 나와 같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 커뮤니티에서 Y는 스터디와 소모임을 결합한 형태의 새로운 스터디를 만들어 냈다.
나는 이미 미리캔버스를 사용할 줄 알지만, 미리캔버스를 가지고 실제로 일을 하는 사람이 그것으로 디자인하는 과정이 궁금했다. 블로그 디자인에 대한 미리캔버스 스터디가 생겼을 때 그 스터디에 등록해 스터디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단순히 미리캔버스의 작동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하는 방법에 대한 팁, 내 분위기에 맞는 디자인과 그에 대한 조언을 받아 블로그를 새 단장 했다.
before & after의 변화가 뚜렷한 블로그 새 단장이라는 결과물이 있었고, 썸네일이나 카드뉴스 등의 디자인도 조금 더 세련되고 통일되게 되면서 스터디를 통해 내 SNS의 디자인은 확실히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리고 미리캔버스의 요소들을 사용해 분위기에 맞춘 디자인을 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나만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닌지 커뮤니티 내의 Y의 소모임은 평이 무척 좋다.
결과물과 프로그램 사용법,
그리고 그 툴을 나답게 사용하는 방법
이 세 가지를 얻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이 Y의 소모임이 잘 되는 핵심이 아니었을까 한다.
노션 사용법과 내 삶에 맞춘 템플릿 완성물
그리고 노션으로 내게 필요한 시스템을 만드는 법
Y의 소모임 덕분에 나는 노션 스터디에도 주제를 정해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노션의 기능만을 알려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 시스템화를 좋아하는 ‘나’라서, 가정의 대소사를 챙기고, 아이를 가정보육을 하며 짬을 내서 다양한 일을 하는 ‘나’라서 노션을 잘 사용하는 부분이 있다.
삶을 정돈하고, 하루의 균형을 맞추며 나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나’를 위한 시스템은 나라서 만들 수 있었고, 그 시스템을 각자에게 맞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면? 그 부분을 노션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도울 수 있다면? 그렇다면 그 일에서 보람과 재미도 찾을 수 있고 스터디 멤버들에게도 단순히 노션을 다뤄본다는 느낌을 넘어서서 실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노션 스터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실행에 옮겼다. 이 글을 올리는 오늘, 그 스터디를 모집한다. 스터디 멤버분들이 부디 삶을 정돈하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2배로 갖게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경험을 하시기를 바라며 오늘도 스터디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