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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Dec 05. 2023

엑스포 유치를 둘러싼 외교 현황

외교만 봐도 답이 나온 상황인데 어딜 봐서 박빙이라는 예상이 나온건가?

첨예하게 달랐던 외교 여건

2030 세계박람회(공인 엑스포) 개최가 리야드로 결정이 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효표 대부분을 획득하며 이 나라 언론이 안 되는 것을 박빙이라고 만들고 싶은 노력을 사뿐하게 즈려밟고 엄청난 표를 획득했다. 100표 이상을 어렵지 않게 받아내면서 아랍은 물론 이슬람권 전체에서 최초 개최지가 됐다.


정세, 구조, 언론의 역할이 크게 달랐으나, 멀리 볼 필요도 없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이 마주한 외교 여건만 보면 답이 나온다. 사우디는 이란과의 관계를 개선했으며, 한국은 북측과 대화는 고사하고 9.19 군사합의를 없던 일로 만들었다. 하다 못해 중재를 요청할 수도 없다. 우리가 정작 당사자이기에 외부 중재를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중재국이 될 수 없다. 즉, 한국은 중국을 통해 북측을 압박하면서 우리 자체적으로 다소 유화적인 메시지가 발신됐어야 했다(물론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그 사이 북측의 위성발사(실질적인 미사일 추진체)가 뒤따랐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이 규탄할 수 있어야 했다. 9.19 군사합의를 통해 이후 확장된 행동에 나서지 않아야 함을 통일부가 발신했어야 했다. 그러나 없었다. 오히려 우리가 엄포를 놓았다(이걸 두고 또, 북한은 저러는데, 언제까지 우리가 참아야 한다던가, 압박해야 한다고 한다면, 더는 할 말이 없다).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긴 하나, 북측을 최소 되돌리고자 했어야 했다(물론 관리가 되지 않는 존재인 것은 필히 분명하다). 그랬기에 우선 합의 위반 가능성을 타진하고, 한미일이 아닌 한미간 메시지 발신과 중국의 메시지를 독려했어야 했다. 그러나 훌륭한 이 나라 정부는 처참한 종속변수(말이 변수지, 변수조차 되지 않는 것을) 자처했다. 이로 인해 우리가 외교적으로 북측의 잇따른 '폭죽놀이'를 외부에서 제어해 들어갈 선택지 자체를 상실했다. 이에 할 것은 '엄포' 밖에 없었기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반대로, 가자지구에 위치한 하마스(독립 & 무장단체)의 침공으로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도 관계 개선을 원했기에 이번 전쟁 발발은 사우디에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 즉, 우리가 득표할 것을 마련했어야 했다. 그러나 사우디도 정작 중간적인 입장을 내세운 사이, 어느 나라 정부인 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이 나라의 어떤 곳은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와우! 아랍의 모든 표를 사우디로 주는 아주 기가 막힌 자가당착을 저질렀다. 그래놓고 박빙이라니.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셈법인지, 거듭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 지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박빙이 아닌데 보고가 잘 못 들어갔다면 모두 최소 문책내지는 최대 경질감이다. 그러나 그 인사도 이 나라 정상이 자초했음을 (당시 투표에 임했던 이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잘 모르는 개인도 잘 알고 있다.


종합하면, 사우디는 이란을 관리하 되,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변수가 생겼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을 관리하지 못했고, 대만에 위협이 발생하면 우리가 미 전력과 함께 할 의사를 내비쳤다. 거듭 언급하지만, 미측이 대만 개입을 시사하면 우리가 북측을 조망하고 관리해야 함을 전략 및 전술적으로 시사해야 한다.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또한, 서방을 지나치게 숭상하는 이답게 외신하고만 문담을 주고받기에 이는 곧 외신을 통해 훌륭하게 퍼져나갔다. 하긴 이 나라 언론도 외신 보도라면 그저 맞는 말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짙은 것을 고려하면, 서로 간의 틀린 전략도 결코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서방을 숭상한다면, 왜 그들의 보도를 인용하지 않았는가? 필요할 때만 따라 쓴다는 이야기다. 이것만 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가? 이미 개최가 안 되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표를 갖다 받쳤다. 그럼에도 박빙이라고? 지는 판에 돈을 쏟아 부은 신박한 판돈놀이를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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