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따라 왔고 운명대로 뉴질랜드를 떠나면서
절벽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낭떠러지일까? 아니면 또 다른 길이 있을까?
그것을 알기 위해 절벽 끝까지 가보는 바보는 몇 명이 될까?
뉴질랜드 정부 Funding이 곧 끊긴다
착잡한 마음이 많아졌을 때 우연히 무지개를 보았다
"뉴질랜드에서 처음 보네"
얼마 후 또 무지개를 보았다. 그리고 얼마 후 또 무지개를 보았다
"갑자기 왜 자꾸 무지개가 보이지?"
얼마 후 이른 새벽에 전화가 왔다
"여기 보스톤입니다"
약 2년전 면접때문에 보스톤에 간 적이 있었다. 나의 적성에 딱 맞는 job이었지만
당시에는 개인적인 이유로 함께 할 수 없었다
"한국 account를 담당하셔야 하고 출장을 자주 가야합니다.
Manager든 senior scientist든 선택하시고 빨리 일하기를 원합니다 "
그런데 2년이 지나 다시 연락이 오리라 상상을 못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면접을 보러 보스톤에 갔다.
면접 전날 밤, 문득 아내가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이 준 쪽지가 생각났다.
궁금한 마음에 꺼내 보았다
"In all your ways acknowledge Him, and he shall direct your paths."
나의 길을 인도해 준다고? 좋은 말이다.
그런데 좋은 말 정도로 치부했던 그 말이 계속 마음속에서 맴돌았다. 결국 마음의 기도를 했다
"저의 길을 인도하여 주세요"
다음날 회사를 방문하여 2년 전 만났던 팀장을 만나서 함께 저녁식사를 한 후 보스톤을 떠났다
그리고 뉴질랜드에 돌아온 지 얼마 안 지나서 Job offer를 받았다.
몇 달 후 뉴질랜드 연구소로 마지막 출근을 하였다. 늦은 퇴근 시간에 연구소 건물 문을 열고 나가는데
문 옆 구석에 있던 어미 오리가 깜짝 놀라 급하게 도망을 갔다. 그런데 어미 오리가 도망가다가 말고 서서 울어댔다. 이상해서 주변을 살펴보니 빗물 배수구 덮개 사이로 빠진 아기 오리들이 보였다. 힘을 다해 덮개를 열고 아기 오리들을 구해준 후 어미 뒤를 따라가는 어린 오리들을 확인한 후
흐뭇하게 집에 돌아오는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이게 우연일까?"
그리고 생각해 봤다
"낯선 땅 보스톤에서 나는 내 가족을 잘 인도할 수 있을까?"
아니다는 생각에 마음속 깊은 데서 우러나는 기도를 하였다
저의 어린 자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저를 따라옵니다
저 또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와도 같습니다
저의 길을 인도하여 주세요
그 길만을 따라가겠습니다
My little children know nothing and just follow me
I am also like a child who knows nothing
Please direct my paths
I will only follow them
며칠 후, 보스톤으로 이사짐을 보냈다. 내일이면 정든 이곳 뉴질랜드 웰링톤을 떠난다.
우연따라 왔고 우연따라 떠난다. 운명인가 싶어 왔고 운명인가 싶어 떠난다
우연히 받았던 뉴질랜드 영주권
운명인가 싶었고
아무리 힘들어도 군대 생활만 할까라는 마음으로
자신 있게 왔었고
바보 같고 식충이같은 나 자신의 무능력에
눈물도 흘렸지만
그때의 고생은 축복이었다
다행히도 하늘이 도와
생각지도 못한 job을 받았고
젊은 객기로 적당히 건강을 잃었을때
결혼을 했고
아빠가되었다
때가되어 내 마음의 밭이 준비가되니
보스톤에 job을 주어서
정든 뉴질랜드를 떠나게한다
나의 30대를 보낸 뉴질랜드
준것보다 받은게 많았던 뉴질랜드
눈감으면 선하게 떠오를것이다
축복받은 나라
나의 뉴질랜드
New Zealand where I spent most of my 30s
New Zealand where I received more than I gave
When I close my eyes, it will come to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