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한다 Aug 18. 2024

계속 실패했던 이유 - ADHD 때문에?

사실 ADHD 진단은 받지 않았다. 병원은 아직 안 가봐서.

예전부터 조금씩 ADHD에 대한 영상과 에세이 글들이 올라오면서 나는 ADHD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ADHD에 대한 특징들을 읽고 나는 누가 내 삶을 지켜보다가 써놓은 건 줄 알았다.

ADHD 존재에 대해 더 생기는 궁금증으로 인해 ADHD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습득하게 되었고 나는 내가 ADHD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왜 나는 ADHD일까?

나는 학창 시절 공부를 정말 못했다. 수업 시간에 수업을 제대로 들었던 적이 진짜 거의 없다. 수업 시간 내내 내 생각은 선생님 말씀에 있지 않고 다른 나라에 가 있었다. 덕분에 성적은 정말 좋지 않았다. 


학창 시절 내내 성적이 좋지 못하니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수능을 볼 때 까지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물론 그 와중에 낮은 성적으로 인해 몹시 우울해하며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나름의 노력도 했었고 남들 하듯 당연히 사교육의 도움도 받았다. 그러나 나는 학원이나 과외를 해도 여전히 집중을 하지 못했고 오래 다니지도 못했다. 과외 선생님이 혼자서 문제를 풀 시간을 주면 나는 진짜 한 문제를 가지고 30분을 풀고 있다. 근데 충격적인 건 문제를 푸느라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라 문제 풀다가 딴생각을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이다.


수능 이후 자존심은 또 세서 도저히 이 성적의 대학은 갈 수 없다고 생각해 재수를 했다. 그리고... N 수를 했다. 그러고 나서도 결국 인서울은 가지 못했다. 


나와 부모님은 나에 대한 뭔가 막연한 기대가 컸다. 지금은 조금 느릴 뿐 나중에는 그래도 괜찮아지겠지. 지금은 좀 느려도 나중에는 남들과 평범하게 살게 되겠지 하며 어쩌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저 내가 남들만큼 노력을 안 해서 그런 것일 뿐 남들만큼 노력하면 나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게을러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을 뿐.


하지만 대학 생활도, 알바를 할 때도 나는 남들보다 항상 느렸다. 그리고 잘 못했다. 일을 해서 잘리기도 여러 번 잘렸다. 당연히 겨우겨우 들어온 대학교에서 역시나 수업은 그저 너무나도 지루한 무언가였다. 물론 비싼 등록금 내고 다니면서 학창 시절처럼 똑같은 수준으로 살 것인가 하는 마음에 온갖 공부 팁들을 찾아가며 어떻게 서든 해내려고 하였다. 도움이 안 된 건 아니지만 그렇게 노력한 이후에는 너무나도 긴 휴식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이 와중에 나는 내가 더 노력하면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대학 내내 투잡도 뛰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해서 더 배우고 더 열심히 살면 나도 남들만큼 열심히 살고 잘하게 될 사람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대학 졸업 후 직장을 다니게 되었다. 직장을 첫 직장을 다니다가 잘렸다. 이유는 일을 너무 못해서였다, 당연히. 그래, 나는 그전에 아르바이트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일도 못할 정도로 일머리 없는 사람이었다. 매번 사회에서 상처를 받았다.


그렇게 어찌어찌 살다가 해외를 나오게 되고 공부를 더 하다가 다시 직장을 잡았다. 그리고 최근에 다시 잘렸다...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래도 지금까지 알바든 뭐든 하면서라도 일을 쉰 적은 없었다. 학교 다니는 동안에도 파트타임이라도 일은 계속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 길을 잃은 느낌이다. 어럽게 취업했는데 이렇게 또 잘리게 될 줄이야. 이유는 말 안 해도...ㅎㅎㅎ


멈추지는 않을 예정이다. 그렇지만 막막하다. 나 같은 실수 투성이 ADHD 환자는 어떻게 살아갈까?



작가의 이전글 디자인 공부를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