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OO님을 위한 추천상품인가요?
"OO님을 위한 추천 상품"
앱에 접속하면 흠칫 놀랄 때가 있다.
분명 나 혼자서 온라인 쇼핑하러 들어갔는데 마치 나를 알고 있다는 듯 내 이름(또는 닉네임)을 부르며 무언가를 추천해 줄 때다. 서비스에서 추천 기능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유튜브, 넷플릭스, 멜론, 유튜브 뮤직과 같은 콘텐츠 플랫폼에서도 보게 된다.
"추천 서비스"
고객은 어떤 때에 추천을 잘 받았다고 느낄까?
즉 추천 서비스에서 무엇을 핵심 가치(Core Value)로 설정해야 할까?
추천하는 상황(맥락)은 '어떤 시점'에 '무엇'을 추천하느냐 이다.
'무엇'이란, 이커머스 산업에서는 상품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콘텐츠가 되겠고
'어떤 시점'은 유저가 서비스에 접속하고 있는 바로 지금, right now 가 될 것 같다.
유저는 서비스에 접속해서 서비스 곳곳을 돌아다니다 어느 순간, 바로 그 순간! 추천을 받는다.
내게 ‘상품 추천은 이런 게 아닐까?’ 생각하게 했던 순간이 있다.
화장품 가게에 '물에 잘 지워지는 마스카라'를 사러 들어간 적이 있다.
찾고 있는 상품이 잘 보이지 않아 직원에게 물었고 직원은 내게 '리무버를 사용하고 싶지 않은지’ 물었다.
내가 ‘리무버는 눈에 안 좋을 것 같고, 리무버해도 잘 지워지지 않아서..’라 답하자, 물에 지워지는 마스카라는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하며, 순한 리무버를 추천해 줬다. 마스카라가 사고 싶었기에 결국 마스카라 구매하러 갔다가 예정에 없던 리무버, 리무버 사용 시 꼭 필요한 화장솜까지 구매하고 나왔다. A를 사러 들어갔다가 B, C를 구매하고 나온 셈이다. 이런 경우를 우린 호갱(?)이 됐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난 그때 호갱이 된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합리적인 소비라 생각했다.(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왜'일까?
추천받은 상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그 추천 상품이 고객의 상황과 연결되는 의미와 가치를 줬기 때문 아닐까?
어쩌면 온라인에서 고객에게 추천 상품(물건, 정보 등)을 제시할 때, 고객이 왜 그것을 추천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형성된 경험을 설계할 때 사용자에게 더욱 유의미한 추천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객이 상품을 둘러볼 때, 그 상품이 필요한 이유나 고객의 상황과 연관되는 상품이 나온다면 어떨까? 그런 추천 서비스를 몇 가지 참고해 보자.
식자재 구매처인 로켓프레시에는 예전에 구매한 상품, 정확한 시기가 잘 기억나진 않는, 하지만 확실히 오랜만에 다시 보는 상품을 보여주는 영역이 있다. (구체적인 정책은 알 수 없지만 구매내역과 매칭해 보니 구매 후 약 3개월 이상된 상품들을 추천해 주는 것 같다.) 이 영역은 '오랜만에 이 제품을 다시 시켜볼까? 그때 맛있었는데.. 괜찮았는데?' 생각하게 하는데, 고객이 장을 볼 때 한 가지만 계속 구매해 먹기보다는 여러 제품을 번갈아 구매하는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 보인다.
로켓프레시의 상품 상세 화면을 둘러보면 하단에 이 상품과 함께 구매되는 다른 상품을 표시해 준다. 상품 목록을 보고 → 상품 상세 화면에 진입했다는 것은 상품에 대해 더 큰 관심을 보여주는 행동이자 구매 결정 직전에 있는 고객이라 볼 수 있다. 이 고객에게 같이 먹기 좋은 상품을 추천해 준다면 '구매하는 김에 같이 사서 맛있게 먹어볼까?' 생각할 것이다.
여성 패션 커머스 서비스인 지그재그의 통합검색 화면에서 제공하는 추천필터는 'A'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지그재그에 있는 모든 상품중 내 취향이 반영된 순서대로 상품을 볼 수 있게 한다. 바로 '직잭추천순' 필터인데 고객 개개인이 본 상품(상품 클릭), 찜, 구매 이력과 인기도를 기준으로 정렬된다.
지그재그 안에는 무수히 많은 상품이 있어 고객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의 상품을 걸러내고 갖고 싶은 상품을 찾아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갖게 된다. '직잭추천순' 필터는 이 수고를 보다 줄일 수 있도록 '고객님 평소에 이런 스타일 좋아하시던데, 지금 찾는 상품도 이런 스타일은 어떠세요?'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위의 사례에서 참고할 수 있듯이 추천 서비스를 기획할 때는 고객이 상품을 소구 하는 상황을 고려하는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서비스 내에서 고객이 직접 액션을 취해 마주하고 있는 화면은 고객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때 추천하기 좋은 상품을 제시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쿠팡 로켓프레시의 상품 상세 화면에 구매하는 베스트 조합 상품을 제시하거나 지그재그의 통합검색 화면에 고객 취향 기반의 상품을 상위에 표시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