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간까지 여기까지 해오렴!"이라고 얘기하거나 혹은 "이만큼 숙제를 해 올 수 있겠니?" 라고 물으면 아이들이 고민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 "부담되면 꼭 여기까지 안해도 돼~" 혹은 "다 안풀어와도 되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 와도 돼~"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그러면 아이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아래 4가지 중 한가지의 답변을 하게 됩니다.
1) 일단 여기(더 적은 분량)까지 하고 할 수 있는 만큼 더 해 올게요.
2) 한번 해 볼게요.
3) 그럼 여기(더 적은 분량)까지만 할게요.
4) 진짜 안해도 돼요?
우리는 보통 아이가 3번 혹은 4번이라고 할까봐 안해도 된다는 얘기를 쉽사리 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정작 아이들에게 부담되거나 하기 싫으면 안해도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면 1번이나 2번의 대답을 하는 경우가 3번 4번 보다는 더 많습니다. 처음엔 3번, 4번 유형으로 이야기하는 아이도 다 안해도 된다는 얘기를 반복해서 하다보면 차츰 1) 번과 2번의 유형의 답을 하는 경우가 늘어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다 안해도 돼~",
라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자신과 아이에 대한 '불안함'을 어느 정도 내려놓았다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자기자신을 믿고 아이를 믿게 되면 안해와도 괜찮다는 말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고요. 뿐 만 아니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결국 아이가 잘 해낼 것이라는 희망과 긍정의 마음이 있다면 아이에게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좋다'는 이야기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다 안해도 된다는 말 속에는 아이의 삶의 주인은 바로 아이 자신이라는 점을 인정, 존중, 배려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기도 합니다. 개체의지를 최대한 존중해주는 것이지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포기하듯 하는 말이 아닌 불안함은 내려놓고 자신과 아이를 믿고 아이의 개체의지를 인정, 존중, 배려하는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가 바로 "다 안해도 돼~" 가 아닐까요?
아이에게 하는 작고 소소한 말 한마디 속에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러가지 공부가 내재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 몇년 전 EBS에서 진행했던 흥미로운 실험에 대한 링크를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