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작품 수업을 위해서는 책이 필요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책을 준비하지 못하고 읽지 않는 학생들을 어떻게 수업에 참여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책이 없고 책의 내용도 모르면 수업시간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선생님과 친구들의 이야기와 활동만으로 책을 이해하고 책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선 학기 초에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에게 1년간 공부할 책 목록을 안내하고, 책을 교과서처럼 교재로써 활용할 예정이니 가급적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올 것 부탁했다. 그리고 끝까지 준비를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교실에 책마다 4-5권씩 비치했다.
책 읽기는 주로 학교에서 함께 읽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내가 소리 내어 읽어주면서 아이들이 따라 읽는 방법이다. 이때, 너무 길어지면 아이들이 지루해 할 수도 있기 때문에 10~15분은 넘기지 않도록 주의했다. 어디까지 읽을 것인지 다 같이 미리 확인한 후에 최대한 실감 나게 읽어주었는데, 중요한 장면이나 의미 있는 문장은 함께 소리 내어 읽었다. 흥미로운 장면이나 결정적인 장면 직전에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읽자’라고 말하며 멈추기도 했다. 그러면 더 읽어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아이들도 있었다.
수업 중에 각자 묵독으로 읽는 방법은 서로의 읽는 속도가 너무 달라서 가급적 지양하였다.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위해 돌아가면서 한 문단씩 읽거나, 미리 읽어온 아이들이나 희망하는 아이들에게 나 대신 읽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내가 장편 한 권을 읽어 주다가 뒷부분의 특정 장면이나 분량을 일정 기간 동안 읽어오도록 과제로 내주었다.
그래도 책을 끝까지 안 읽어 오거나 준비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혼을 내지는 않았다. 무슨 이유가 있었는지 물어보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눴다. 중요한 건 책을 향한 관심과 흥미를 쌓아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