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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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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Jul 28. 2020

연탄과 장미

연탄과 장미


감고당길 담 모퉁이

타고 남은 연탄재 위에 장미꽃 한 송이

‘뜨거울 때 꽃은 핀다’ 

글씨와 함께 꽂혔다

잠시 연탄재를 노래한 시를 떠올리며

그 골목을 뜨겁게 걸어 나왔다


꽃이 피는 순간은 얼마나 뜨거운가


뜨겁게 

사랑이 타고 남은 재는 희다

시든 꽃을 간직한 

다시 피지 않는 연탄은

질퍽질퍽 움푹 움푹 꺼진 상처 위를 메워 간다


내 사랑은 일찌감치 연탄재 위에 핀 조화가 아닌가

액자 속으로 들어가 정물이 된 푸른 장미를 피우려 한다

주변을 맴돌며 언어를 꿰었다 풀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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