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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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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Nov 18. 2019

후유증

후유증

송복련


한 잔의 커피를 주문할 때는 

꽃밭을 꿈꾼다

특별히 배달된 본차이나 커피잔 속

카푸치노 거품 위에 뜬 하트 문양

한 모금식 커피 향이 섞일 때마다

둥근 탁자 주변으로 장미꽃이 피었다

마주 보며 피어 올린ㄴ 이야기꽃

당신의 마음이 내게 와 젖는다


그날 밤,

어둠의 고치 안에 갇힌 나는

잠을 가져간 범인을 생각한다


몸의 말을 읽지 못하는 카페인은 

며칠 전 꿈에 황소가 달려 나와

가슴은 아직도 울렁거리는데

째각째각 어둠을 씹는 

귓속을 파고드는 소리, 소리

새벽은 밤도 여물처럼 먹어 치우려나


자꾸 부서지는 몸의 리듬

잠을 빼앗긴 난

지하철에서

강의 시간에도 꾸벅거린다

낮과 밤의 반전으로

하루가 길게 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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