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고당길 담 모퉁이
타고 남은 연탄재 위에 장미꽃 한 송이
‘뜨거울 때 꽃은 핀다’
글씨와 함께 꽂혔다
잠시 연탄재를 노래한 시를 떠올리며
그 골목을 뜨겁게 걸어 나왔다
꽃이 피는 순간은 얼마나 뜨거운가
뜨겁게
사랑이 타고 남은 재는 희다
시든 꽃을 간직한
다시 피지 않는 연탄은
질퍽질퍽 움푹 움푹 꺼진 상처 위를 메워 간다
내 사랑은 일찌감치 연탄재 위에 핀 조화가 아닌가
액자 속으로 들어가 정물이 된 푸른 장미를 피우려 한다
주변을 맴돌며 언어를 꿰었다 풀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