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학
가끔 꺼내볼래요
송복련
그해 겨울
우리는 파라다이스로 갔습니다
푹푹 쌓이는
첫눈을 맞으며 떠났습니다
풍경은 크리스마스트리로 바뀌고
내 손톱에도 은빛별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썰매들은 미끄러지며 달려갑니다
숫눈으로 눈사람 만들 궁리를 하며 도착한 먼 곳
겨울동화 속에서 반짝이는 것들은 다 별나라 이야기였습니다
유니콘이 앞발을 높이 들고 얼룩 호박과 청동빛 얼굴들
아이들은 무섭다 하다가 신기하다 하고
누워도 잠이 없습니다
꿈속에서도 웃음소리 굴러다니는 그곳
우리는 눈모자를 만들어 쓰고 카드를 씁니다
내 곁을 떠난 모든 것은 별이 됩니다
두고 온 집과 이웃은 다 잊었습니다
가끔 별들을 꺼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