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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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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Apr 09. 2022

가끔 꺼내볼래요

-현대시학

가끔 꺼내볼래요


송복련


그해 겨울

우리는 파라다이스로 갔습니다


푹푹 쌓이는

첫눈을 맞으며 떠났습니다


풍경은 크리스마스트리로 바뀌고

내 손톱에도 은빛별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썰매들은 미끄러지며 달려갑니다

숫눈으로 눈사람 만들 궁리를 하며 도착한 먼 곳


겨울동화 속에서 반짝이는 것들은 다 별나라 이야기였습니다

유니콘이 앞발을 높이 들고 얼룩 호박과 청동빛 얼굴들


아이들은 무섭다 하다가 신기하다 하고 

누워도 잠이 없습니다


꿈속에서도 웃음소리 굴러다니는 그곳

우리는 눈모자를 만들어 쓰고 카드를 씁니다 

내 곁을 떠난 모든 것은 별이 됩니다


두고 온 집과 이웃은 다 잊었습니다

가끔 별들을 꺼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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