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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Feb 02. 2022

사교차린 기여부족관야이(使驕且吝 其餘不足觀也已)

공자가 말했다.

설사 주공과 같은 훌륭한 재능이 있더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


子曰 : 如有周公之才之美, 使驕且吝, 其餘不足觀也已

(자왈 : 여유주공지재지미 사교차린 기여부족관야이)


논어(論語)  태백(泰伯)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공자는 그가 섬기는 주공(周公)에 대해 명석한 두뇌와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교만하고 인색한 인물이라면 그 나머지는 볼 것이 없다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당시 주공(周公)은 나무랄 데 없는 사람이었음에도 공자는 제자들에게 매운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교만(驕慢)은 마음이 높아 겸손하지 못하고 건방진 것을 가리킵니다. 인색(吝嗇)함은 재물이나 마음 씀씀이를 지나치게 아끼는 모습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인색(吝嗇)'에 대한 해석을 덧붙이자면 '베풀기에 인색함'을 뜻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뛰어난 재능, 두뇌, 외모, 인기, 부와 명예, 성공등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이상은 볼 것이 없다 하겠습니다.


비근한 예를 들자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비리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은 과정에서 아무도 그들의 '주군(主君)'을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측근들 조차도 그가 저지른 비리를 고발하기에 앞장섰습니다. 그들의 '주군(主君)이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함께 한 측근들이 등을 돌린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수많은 이유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색함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인데도 그는 이익을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의 인색함과 교만함 때문에 측근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뿐만 아니라 돈도 명예도 모두 잃어버린 것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친 인색함과 교만은 독이 되어 사람이 끊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더욱이 지도자나 리더의 경우라면 교만과 인색함을 겸비해서는 좋은 지도자,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항상 마음을 낮추고 함께 나누고 베푸는 삶을 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리더의 덕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와는 반대로 우리 주변에는 겸손하여 자신의 재능과 부를 나누고 베푸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는 기부금이 수십억에 달합니다. 어린이와 장애 아동을 위한 기부는 말할 것도 없고 밴쿠버 올림픽 이후에는 피겨 꿈나무들을 위해 40억을 기부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김연아 선수의 미담에 입이 쩍 벌어질 정도입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피나는 노력과 연습을 했고, 마침내 세계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선 김연아 선수. 그러나 그녀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겸손하면서도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공자가 말하는 군자의 모습이 아닐까요?


또 하나의 예를 더하자면, 유재석 씨의 일화입니다. 다들 '유느님'이라 부를 정도로 그의 미담 역시 끊이지 않습니다. 방송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만큼 교만해질 수도 있지만 유재석은 언제나 동료들을 돌아보며 말 한마디라도 친절하게 해 줍니다. 자신의 무명 시절의 아픔과 설움을 너무 잘 알기에 어렵고 힘든 동료들의 등 뒤에서 따뜻한 시선과 말, 거기에 용돈까지 더해준다고 합니다. 방송에서 유재석의 미담을 털어놓으며 눈물짓는 연예인들이 많은 이유가 있었네요.


인기를 누리는 만큼 교만해질 수 있음에도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재능과 부가 더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까닭은 그들이 가진 겸손함과 베푸는 삶, 그리고 덕이 함께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신만 생각하는 사리사욕을 조금만 내려놓고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길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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