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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Sep 13. 2024

뜨거운 감자를 양손에 들겠다는 이들

둘 중 하나를 내려놓는 용기를 왜 보이지 못하는가?


40년 전 독재 타도나 호헌 철폐를 외치던 시절까지 갈 것도 없이, 불과 10년 전만 해도 '그들'은 문화적 자유를 숭앙했다. 표창원의 박근혜 알몸 모독 그림이 여성혐오라는 우파진영의 반발은 가볍게 무시되었고, "테러로부터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라는 '좋은 명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시민사회를 검열/감시하려 해선 안된다는 이유로 '테러방지법' 제정은 필리버스터라는 강력한 항에 직면해야만 했다.


그랬던 '그들'은 이제 "여성과 소수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참 그럴싸한 명목으로 정부권력에 의한 시민사회 검열/감시를 앞장서서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게 너무 가증스러워 쉬이 용서가 안된다.


물론 사람이 생각을 바꿀 수는 있지. 그런데 그러려면 과거 자신의 행보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과거 우리가 '표현의 자유'와 '검열받지 않는 시민사회'를 주장했던 건 오류였다고. 소수자 인권과 공동체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우리는 어느 정도 통제와 억압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왜 그렇게 말하지 않는가? 왜 그들은 과거 자신들의 행보에 대해 그저 세상이 입을 다물어주길 바라는가?



+짤방의 아주머니는 차라리 솔직한 편이다. A를 추구하기 위해서 B는 내려놓는 수밖에 없다. 뜨거운 감자를 양손에 쥘 수는 없다. 진정 가증스러운 건, 이미 '저러고' 있으면서 과거 자신들의 언행에 대한 해명은 회피하는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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