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팡팡 Aug 23. 2022

여행(규칙)

규칙

언제부터 여우는 여자가 되었을까? 


예민한 감각, 명랑한 영혼, 강인한 희생정신 등 정신적으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심오한 직감을 지녔고, 파트너, 가족, 혈육을 끔찍이 아끼는 점도 비슷했다.


늑대와 여성은 생각보다 가까웠다.

적어도 건강한 늑대가 여성에 더 가깝다고 보는 난

여우의 형상이 여성의 결과 다르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고정적인 이미지가 가져다 주는 파급력은 참 쉽다.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녹아드는 이미지 덕에

누구에게나 쉽게 각인되고 소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곧 잘 나에게 가장 좋은 여행지를 물어왔다.
규칙없는 여행에서 규칙을 만들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그마저도 밝은 마음으로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다 좋았어요라고 말끝은 흐린다. 결국 난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손에 쥐어 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어디가 제일 좋았지 애써 회로를 돌려 답을 만들어 내곤 했다.


가장 좋은 여행지는 어디였을까?

스스로 질문을 곱씹어 보지만, 쉽게 답이 튀어 나오지 않는다.

대답을 만드는 나에게 주저함이 생긴다.

그 동안 여행한 장소에 대한 의리인지 아직 못 만났을 여행지에 대한 예의인지 

난 어느 나라가 가장 좋았냐는 질문이 때론 강압적으로 느껴졌다.


나의 목적지는 새로운 장소가 아니라, 그 곳에서 얻게 되는 새로운 시야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여행과의 접점을 만들지 못했다. 


 새로운 관점이나 시선은 내가 여행에서 얻는 주된 결론이었다.

그런 나에게 특정한 장소를 꺼내야하는 무게는 상당히 버거웠다.


모든 힘을 모아 내가 무엇이 될지 한번 시험해보고 싶다는 마음  

아주 좋은 책과 아주 좋은 여행이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가장 좋은 여행지를 이야기 하는 것보다 어디선가 쌓아 온 기억과 흔적들을

펼쳐놓고 나누는 것이 마음이 훨씬 가벼웠다.


그래서 나에게 여행은 내 주변 환경을 바꾸고 나 자신도 변화되는 가장 치열한 예술과도 같았다.


나는  속에서 스스로 솟아나는것, 그것을 있는 그대로 살아보려 했다

여행은 그 힘을 가능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