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림 Mar 10. 2024

한국의 프리미엄 시대가 오고 있다.

30년 코리아 디스카운트 이제 안녕!

사진: UnsplashJul Lee


2024년 1월, 정부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한 상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Dynamic Korea. 이 꺼지지 않는 역동성이 결국 우리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인 것 같다. 큰 변화는 우연한 계기로 찾아오고 있다. 코로나19로 풀린 엄청난 유동성을 타고, 멀게만 느껴졌던 코스피 3000 시대가 갑자기 열렸다. 동학 개미로 대표되는 개인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주식시장에 1천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새로 들어왔다. 바로 이 사람들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만들고 있는 힘이다.


“그래서 국장이 오른다는 건가요?” 라고 묻는다면 그건 답변할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는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국장이 못 오른 가장 큰 이유는 회사의 누구도 주주를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다른 나라처럼 주주 보호 의무가 생긴다면 그만큼은 오를 수 있겠죠? 그런데 그런 움직임이 확실히 보이고 있다는 게 이 책의 내용이에요.” 그러면 또 예리한 어떤 분은 이렇게 물을 지도 모른다. “그냥 다른 나라와 똑같아지는 것 아닌가요? 프리미엄이 붙는 이유는 뭔가요?” 좋은 질문이다. 그 근거에 대해서도 이 책에 보너스로 넣어 두었다. 대한민국은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잡는 것만으로 디스카운트에서 한 번에 프리미엄으로 점프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2018년 560만 명 남짓이던 개인 주식 투자자의 수는 2023년 말 기준 1400만 명을 넘어섰다. 안타깝게도 금세 버블이 꺼지고 고금리와 함께 주가가 폭락했는데, 신기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주식시장을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공부를 시작하고 있다. 기업과 자본시장에 관한 일이 이제 그저 뉴스 속의 사건이 아니라 ‘내 돈’의 문제가 되었다. 수백만 구독자를 가진 경제 유튜버가 생겼다. 여론과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국민연금도 더 이상 그냥 지켜 보고만 있지 않다. 대한항공(한진칼), SM엔터테인먼트, KT&G, 남양유업 등 인지도 높은 회사들에 대해 행동주의로 불리는 적극적인 주주 관여 활동이 증가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회사들도 더 이상 기존과 같은 형식적인 주주 대응만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음을 깨닫고 있다. 여러분도 반드시 준비해야 할 변화의 조짐이다.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오고 있다. ‘기업 거버넌스’는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의 핵심 단어다. Corporate Governance의 번역으로 ‘기업 지배구조’는 틀린 표현이다. 이 용어를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하면서 ‘기업 지배구조’라고 번역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2017년 한 대담회에서 잘못된 번역이었다고 후회한 적이 있다. 기업 거버넌스란, 회사 내에서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 구조가 아니라, 기업 내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어떻게 이해관계가 조정되는지에 관한 구조를 의미한다. 말의 힘은 강하다. 말부터 바꾸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회사는 왕국이 아니다. 누가 누구를 지배한다는 개념은 있을 수 없다. 이제 기업 지배구조가 아니라 기업 거버넌스라고 하자.


큰 흐름이 시작되고 있다. 우리나라만의 흐름이 아니다. 가장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고 여겨졌던 일본도 주주 보호를 향해 달려가면서 주가가 날아가고 경제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 거버넌스는 매우 중요한 기업의 경쟁력 중 하나다. 시장에서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이런 중요한 생각이 이제야 우리나라에서도 급격히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미 시장경제와 자본시장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과 미국 회사들은 수십년 전에 겪은 일들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곧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 될 것이다.


-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온다> 서문 중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