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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코알라 Jul 22. 2024

퇴근 후 줌바


나는 요즘 퇴근 후 줌바 수업에 다니고 있다. 


수업 시간은 저녁 8시 40분. 수업이 시작되기 약 10분 전이면 앉아서 휴대폰을 하거나 수다를 떠는 등 대기하고 있던 회원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하나 둘 몸을 일으켜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지정석은 따로 없다. 먼저 자리를 잡는 사람이 임자다. 하지만 보통 크게 위치가 변하지는 않는다. 줌바 경력이 높은 분들은 자연스럽게 앞쪽 중앙 가까이로 그리고 실력이 아직 부족한 이들은 대체로 뒤에 선다. 자리 선정만으로도 수강생분들의 대략적인 수준이나 성향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리 배치는 한편으로 효율적이기도 하다. 앞에 잘하시는 분들이 서 계셔야 나 같은 초보들은 수업을 따라가기가 쉽다. 이들의 동작을 뒤에서 부지런히 보고 따라 할 수 있어서다.


나는 아직 초짜 중에 생초짜라 앞에서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을 따라 하는 게 쉽지 않다. 수강생들을 마주 보고 수업을 하는 특성상 선생님의 모든 동작이 좌우가 반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 숙달이 안 되서일까. 동작을 보면서 반대로 적용하는 것이 영 헷갈린다. 그래서 대신 베테랑 수강생들의 몸짓을 열심히 쫓는다. 이들의 동작은 좌우 반사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복사 붙여 넣기만 해도 되니 따라가기가 한결 수월하다. 아직 동작의 정확도가 채 20%도 안 될 정도로 엉망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쩌다 1분 이상 동작을 비슷하게 따라 하게 되면 나 홀로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줌바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춤은 처음이라 부끄럽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괜한 걱정이지 않았나 싶다. 강한 템포의 음악에 맞춰 정신없이 따라 하느라 부끄러움을 느낄 새가 없다. 금방 40분이 지나가고 순식간에 수업이 끝난다.


한바탕 줌바를 즐기고 나면 에어컨 빵빵한 실내에서 하는데도 땀이 많이 난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질끈 묶은 머리도 땀 때문에 금세 축축해진다. 평소 땀을 잘 흘리지 않는 체질인데도 그렇다. 줌바 자체가 워낙 움직임이 많은 운동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그치만 땀이 나도 덥고 습해서 흘리는 땀이 아닌 운동으로 흘리는 땀이라 그런지 기분이 좋다. 시원한 느낌도 들고 상쾌하다. 


일주일에 두 번. 저녁 시간을 줌바에 할애하고 있는 요즘. 경쾌한 줌바 덕분에 일상 자체에도 생기와 활력이 한층 더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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