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세바시 등 요즘에는 깨달음을 주는 양질의 인터뷰나 강연들이 넘쳐난다. 자기 계발서도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온다. 나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스스로 나태해질 때면 이러한 콘텐츠들을 일부러 찾아보려고 하는 편인데, 요즘 보다 보면 부쩍 자주 등장하는 주제가 있는 것 같다.
그건 바로 '꾸준함'이다. 꾸준히 하는 것. 그것이 일기던, 운동이던, 신문 읽기 건, 독서 건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 반복적인 행위에 성공의 잠재력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 무언가 하루 한 달 일 년을 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몇 년, 수 십 년을 꾸준히 한다는 건 또 다른 얘기인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목표에 도달하는 정신과 집념.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기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소수인 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오늘은 새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꾸준히 하는 게 없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미 꾸준하게 무언가를 해나가고 있지 않나?
직장인들은 매일 빠짐없이 회사를 간다. 365일 중 연차 고작 몇 개를 제외하면 정말 가기 싫은 날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성실하게 매일 하루 치의 책임을 수행해 나간다. 사업을 하는 자영업자는 더 심하다. 남들 다 쉴 때 쉬지 못하고 휴일도 없이 일하시는 분들이 많다. 어린 학생들은 또 어떤가. 어린이집부터 시작해 대학생이 될 때까지 빠짐없이 학교에 가질 않나.
우리가 매일 반복하고 있는 이 꾸준한 노동이야 말로 정말 대단한 것이 아닐까?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는 이제 일한 지 채 10년도 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직장인 저연차가 되었을 때 알게 되었다. 아빠가 30년(지금은 40년) 넘게 쉬지 않고 일하셨다는 사실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를 말이다. 이 싫은 걸, 이 힘든 걸 어떻게 그렇게 오래 할 수 있었을까? 경의스럽기까지 하다.
나는 과연 그렇게 오래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리고 직장이 매일매일 싫기만 한 건 아니다. 일에서 얻는 보람이나 성취감은 때론 큰 행복감을 주기도 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 역시 기분을 좋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직장에 가기 싫은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아빠는 누군 일이 좋아서 하냐 해야 하니까 하지라며 당연한 말씀을 하신다. '해야 하니까 하는 것' 물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 느껴지는 무게는 여전히 무겁기만 하다. 매일 내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어찌어찌 힘겹게 직장인이라는 역할을 겨우 해나가고 있는 처지라서 그런가. 나는 매일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매일같이 학교에 가고, 일을 하고, 정성과 사랑으로 육아를 해내는 일. 이 모든 것들이 자칫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다.
* 사진 출처 : 드라마 <레이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