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곰 Oct 08. 2020

내 인생이 재미없다고?

아니 이렇게 스펙터클한데.


구름이 너무 예뻐서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 어떤 사람이 내게 그랬다.


"OO는 곰곰씨와 다르게 재밌게 산다고."


그때는 퇴근이 급해 별생각 없이 버스를 타러 달려갔었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세상 그렇게 무례한 말은 처음이었다.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겨우 일주일에 몇 시간 날 보면서.


굳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마셔야 재밌는 인생인가.


나는 혼자 가만히 앉아 멍하니 있는 걸 좋아하고, 혼자 영화를 보며 가슴 깊이 뭉클하는 순간을 가장 좋아한다.


물론, 각자의 인생이다. 타인이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재미'의 기준은 누군가에겐 사람들을 만나며 노는 걸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고요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리고 꼭 매일매일이 재밌어야 하는가.


어느 날은 일분일초가 배꼽을 잡으며 깔깔거릴 수 있지만


당장 다음 날은 축축 처지는 날일 수도 있다.


오늘의 날 보고 내 인생을 판단하는 건 너무 섣부르다. 게다가 그게 타인을 향한 거라면 더더욱 무례하다.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그 순간으로 붕 날아간다면 나는 아마 한 마디 했을지도 모른다.


'그럼 그쪽 인생은 재밌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의미를 찾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