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러기로 했다.
오랜만에 다시 자판을 두드린다.
마지막 글을 올린 지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랴, 학원 다니랴 아마 지난 두 달이 올해 중 가장 바쁜 날들이었다.
사실 이건 게으름에 대한 핑계다.
솔직히 말하자면, 글을 쓴다는 일에 의미를 찾고 싶어 잠시 쉬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찾지 못했다.
쓰고자 하는 이야기는 머리에 계속 떠오르고 써야 한다는 의식도 마음 한 구석에 있었지만 쉽사리 예전처럼 자판을 두드릴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다시 시작한 지금,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흥얼거리듯, 기가 막힌 묘사에 감탄하며 책을 읽듯, 눈과 귀를 사로잡는 영화에 빠지듯 그저 즐겁게 글을 쓰려한다.
나는 왜 굳이 글을 쓴다는 것에 의미를 찾으려 했을까.
모든 일에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닌데.
다른 것들에는 의미두지 않고 잘만 하면서 구태여 왜 글에 대해서 의미를 찾으려 했는지.
뒤늦은 사춘기가 오는 것처럼 생각들이 이리저리 스쳐 지나간다.
아마 가볍게 쓰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나의 한 글자가 누군가의 위로가 되었으면 바랐고, 희망이 되었으면 바랐고, 때로는 마음을 울리길 바랐다.
그러나 모든 건 나의 욕심일 뿐, 난 그저 다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그래, 그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