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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주영 Dec 21. 2019

냉정한 이타주의자

차라리 노동착취 공장 제품을 사라(feat: 윤리적 소비란? )

때로는 모르는 게 약 일 때도 있다.

냉정한 이타주의자는 2기 때 도서로 재독을 한 책이다.

사실 이 책이 나에겐 좀 불편한 책이었다.

내가  소비하는 행위가 '올바른 행위가 아니다.'라고 꼭 집어서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윤리적 소비에 대해서 약간의 보람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다른 곳에서 아끼고  비싸더라도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려는 성향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  후진국에 사는 어린아이들이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설탕, 커피, 바나나 등 식재료는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한다.

그런데 저자는 나의 소비형태가 이타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경제학자들은 노동착취공장이 가난한 나라에 득이 된다는 데 의문을 달지 않았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좌파 경제학자 폴 크루먼은 '경제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고용증대 방식이 전 세계 극빈층에게는 반가운 희소식이라는 게 압도적인 주류 견해"라고 말했다. 절대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더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내가 걱정하는 건 노동착취 공장이 너무 많다는 게 아니라 너무 작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학자들이 이 처럼 입을 모아 노동 착취 공장을 옹호하는 건 노동집약적 제조업이 저임금 농업 위주 경제 사회가 더 부유한 산업 사회로 나가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 p180

 저자는 효율적 이타주의라는 관점에서 윤리적 소비가 연 효율적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특히 노동착취 공장, 공정무역, 저탄소 친환경 생활, 채식주의 실효성에 대해서 짚어본다.

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지역에 저임금  노동 착취공장은 선진국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생산하는 열악한 작업장이다. 16시간씩 하루에 일을 하고 안전 보건 수칙이나 고용주 학대 행위도  종종 발생하는 곳이다.

예전 우리 부모님 세대 즉 전쟁이 종식되고  1960-70년 경제 성장의 초석을 닦기 위한 우리나라의 모습과 유사한 환경이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교육 덕분에  시민의식이 성장하고 인권에 대한 의식도 높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휴머니즘에 대한 의식은 과거와는 비교가 어렵고 현재의 동일 선상에서 살펴보면 당연히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불매운동을 펼치는 단체들이 있다.

나도 처음에는 이러한 생각으로 윤리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고 느꼈고 행동으로 실천했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지적한다. 가난한 나라에서의 노동 착취공장은 양질의 일자리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부모님 세대에서 가난한 농촌을 떠나서 도시의 섬유공장에 취업해서 가정을 일으켜 세우는 맏딸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21세기 초반 라오스, 캄보디아, 버마에서 400만 명이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 태국으로 이주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일 것이다.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조차 18세기 산업혁명의 시대에서는 100년도 넘게 노동착취공장의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였다.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할 때 배운 내용을 연결시켜 보니 이해하기가 쉬웠다. 그리고 이런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주입식 교육이 생겨났다. 짧은 기간 내에 양질의 노동자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인 것이다. 부가 선진국 위주로  양극화되면서 선진국 교육의 수준은 높아지고 후진국 극빈층의 교육환경과는 맥락적으로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  맞아... 가난한 나라에 사는 빈곤층에게는 다국적 기업의 하청공장이 오히려 일하는 환경이 좋은 양질의 일자리라는 것을....


그렇다면 이런 하청공장 기업가들에게  people tree, indigenous, kuyich 등을 근로 기준으로 적용하라고 요구하면 이상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노동환경은 개선이 되고 극빈층에게는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과연 소비자가 압력을 행사해서 가난한 나라 극빈층에게 효율적으로 해택이 돌아갈까?

공정무역을 통해서 본질을 들여보기로 하자.

공정무역 이란? <公正貿易> {Fair trade}은 다양한 상품의 생산에 관련하여, 여러 지역에서 사회와 환경 표준뿐만 아니라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도록 촉진하기 위하여 국제 무역의 시장 모델에 기초를 두고 조직된 사회 운동이다 2) 구글 위키피디아 참조

주로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에게 더 높은 임금을 보장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바나나, 초콜릿, 커피, 설탕, 차등 개발도상국 생산 작물에 적용된다.  공정무역의 인증은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에게 더 높은 임금을 보장해 주는 목적으로 2가지 혜택이 따른다.

1. 생산자는 생산 제품에 대해 최저 가격을 보장받는다.

2. 생산자는 시장 가격에 붙는 소셜 프리미엄(social permium)을 받는다.

이렇게 좋은 취지를 갖고 있는 제도인데 결론은 이혜 택이 생산장들에게 제대로 분배가 되질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정무역제품을 살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차라기 더 저렴한 상품을 사고 나머지 돈을 절약해서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또 다른 윤리적 소비형태가 바로 친환경적 생활이다. 안타깝게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법은 대다수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휴대폰 충전기를 1년 내내 꽂아두는 것보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이 탄소발자국을 더 늘린다는 것이다.  나는 수시로 콘센트를 뽑고 소비전력을 낮추려고 노력했는데 내가 매일 샤워하는 행동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붉은색 육류 및 유제품을 먹지 않는 것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데 더 효과 적이다. 사실 이대목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감기와 인후염으로 엄청 고생해서 목소리 조차 안 나올 정도로 몸이 아팠다. 약을 먹고 기운을 차리고 싶어 삼계탕이라도  먹어  몸을 회복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는 게 병인지.... 닭고기나 붉은색 육류를 먹는 나의 행동에 죄책감이 들었다. 기운이 없어 삼계탕 한 그릇 먹는 내내 내 몸을 빨리 회복하려고 환경을 파괴하는 행동처럼 비쳐서 죄인처럼 먹다가 결국은 반도 못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어디까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책 내용이 머릿속을 맴돌아서 유쾌하지 못한 식사를 했다.

  미국의 평균 성인이 배출한 탄소 전량을 상쇄하려면 1년에 105달러를 들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꽤 많은 돈이지만 항공 여행을 하지 않는 등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에 비하면 그리 비싼 대가는 아니다. 이렇게 보면  개개인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은 쿨 어스에 기부하는 것이다. 3) p195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는 열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냉정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설득력과 명확한 근거 자료가 있지만 마음이 왜 움직이지 않는 것일까?

이 책은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내가 한 행동이 열정을  따르는 행동이라고 말해서 불편한 책이라고 했다.

그 불편감이란 비유하자면 몸에 좋은 홍삼을 먹는데 쓰고 맛이 없는 목 넘김이 불편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 불편감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그것은 '도덕적 허가(moral licensing)'효과 때문이라는 것이다.

도덕적 허가효과란? 심리학자들은 착한 일을 한번 하고 나면 이후에 선행을 덜 실천하는 것으로 보상받으려는 경향이라고 한다. 도덕적 허가 효과는 사람들이 실제로 착한 일을 하는 것 보다 착해 보이는 것, 착한 행동을 했다고 인식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도덕적 허가 효과는 결심을 비틀 수 있다.

암튼 읽는 내내 불편감을 가지게 만드는 책이지만  사고를 전환시킬 수 있는 엄청난 책이라는 것에는 100% 동의한다. 이번 서평은 이것으로 마무리해야겠다.

 <참고문헌>

1. 냉정한 이타주의자,윌리엄맥어스킬,부키,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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