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푸드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요즘 유행하는 저탄 고지 다이어트 등 내가 듣고 따라 해 본 다이어트만도 10가지는 족히 넘는다. 물론 지금도 실패의 연장 선상에 있지만 포기하고 싶지는 않는 다이어트이다. 나는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을 통해서 불어난 체중으로 인해서 옷을 입을 때마다 8년째 스트레스였다.
주말에 밀린 집안일을 하면서 남편에게 빨래를 개켜달라고 부탁했다. 주말 동안 침대와 한 몸으로 시체 놀이하는 남편에게 일을 시키니 투덜거리면서 심통이 났는지 전부 내 옷이라고 안 입는 것은 버리라고 한다. 순간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 살 빼서 입을 거야~"라고 말했다. 내 말을 들은 남편의 냉소적이고 비웃는 표정은 아직도 화가 나지만 더 화가 나는 말은 "결혼한 지 10년째다. 언제 뺄 껀데?" 지기 싫어 나도 " 죽기 전에는 뺄 거다."결혼을 하고 자녀를 출산한 부부라면 이런 경험 한 번쯤 했을 것이다. < 진화의 배신>을 읽으면서 매우 흥미로운 부분은 2장이었다. 물론 원낙 방대한 내용과 의학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부분도 있지만 인간의 진화과정 속에서 인간의 몸의 작동 기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2. 본론으로 이야기하기
1908년 의사이자 인류학자인 에일스 허들리치카는 미국 남서부를 돌면서 원주민의 건강에 관한 최초의 상세한 기록을 남겼다. 거기에는 애리조나주 힐러 강 유역에 사는 피마족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가 조사한 4000명의 피마족 중 당뇨병을 가진 사람은 단 1명뿐이었다. 1937년, 허들리치카가 방문했던 곳을 다시 방문해 조사한 후 21명의 피마족이 당뇨병을 앓고 잇었다고 보고했다. 이것은 미국 전체 당뇨환자 비율과 비슷한 숫자였다. 1971년 조사에는 애리조나 피마족 성인의 50%가 당뇨병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세계 최고의 당뇨병 발병률을 기록했다. 이렇게 당뇨환자가 급증한 것은 수세기에 걸쳐 불안정한 식량공급 환경에 적응하느라 독특한 유전적 능력을 가추게 되어 다른 종족들보다 열량을 덜 소비하는 체질이 되었을지 모른다는 추측이 나왔다. 그런 독특한 체질 때문에 식량이 풍부해지면 쉽게 비만해지는 저주를 받았다는 것이다. 1) 70-71
이미지 출처 pixabay- 인류의 진화
지구 상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부터 인간은 몸에 필요한 열량을 제공하는 음식을 간절히 원했다. 우리는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할 능력이 있어서, 음식이 풍부할 때 과식을 해서라도 남은 열량을 지방으로 축적해 다음에 찾아올 기근을 이겨낼 수 있다. 굶주림은 개인뿐 아니라 생물 종 전체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체는 손에 넣을 수 있는 음식이 늘 넘쳐 나는 상황을 예상해 프로그래밍되어 있지 않다. 특히 사냥이나 채집을 하면서 엄청난 열량을 소비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음식은 아예 계산에 들어 있지도 않다. 그 결과 꾸준한 식량이 공급되면서 비 만과 당뇨병 같은 문제도 함께 확산되기 시작했다. 2) 72
나는 요리는 좋아하지않지만 건강한 식재료에는 관심이 많은 모순적이지만 별난 아줌마이다. 그래서 구석기인들의 식단에 별표 5개와 함께 전체 페이지를 통으로 접어놓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특수 마크를 사용했다. 1985년 애틸랜타에 위치한 에머리 대학교의 보이드 이턴과 멜빈코너는 구석기시대의 영양 공급이 현대 식단과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했다. 구석기 식생활은 사냥감에서 얻은 육류와 어류, 견과류, 뿌리, 야채, 그리고 꿀 등으로 이우어졌다. 물론 농장에서 기른 육류와 곡식, 우유 그리고 가축에서 얻은 젖으로 만든 유제품, 정제 설탕, 가공된 기름, 알코올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3) 80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 자신이다.*
나는 이 책의 내용 중에서 이 한 문장이 제일 크게 와 닿았다. 지방과 고기에 대한 잘못된 상식 틀을 가감 없이 깨뜨려 버렸다. 나는 고기를 좋아하진 않았다. 예전에는 닭고기를 제외한 고기는 잘 먹지 않았다. 그리고 곰탕, 내장탕, 갈비탕, 육회, 삼겹살 등 고열량식 등은 협 오식품처럼 취급하고 예쁜 과일과 뿌리채소, 잎채소 위주의 식단을 먹었다. 하지만 이렇게 먹어도 문제는 살이 잘 안 빠진다는 것이다. 남편과 결혼을 하고 시댁에서의 식단은 고기 위주의 반찬이었다. 시어머님은 미식가이고 요리를 정말 잘하신다. 집에서 웬만한 음식점 요리까지는 다 만드시고 직접 하시는 편이다. 그중에서 소 내장탕은 가히 압권이시다. 내장탕을 먹는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처음에는 미개인처럼 보였다. 그리고 저런 음식을 먹는 모습에 약간 비위도 상했다. 나는 편식쟁이였다.
보기에는 뭐든 잘 먹게 보이지만 안 먹고 가리는 게 많았다. 아직도 육회는 못 먹는다.
시어머님은 고기를 정말 좋아하신다. 우리 딸도 육식 공룡이다.~^^(용띠 딸이 고기를 좋아해서 내가 부른 별명이다.) 아기 때부터 꼬기꼬기 하면서 밥 먹을 때 고기를 먹는 아기를 보면서 잘 먹으니 좋아서 먹였다. 그리고 시어머님께서 끓여주신 곰탕, 내장탕을 엄청 좋아한다. 몸이 아프고 힘들면' 할머니 꼬기 국 '달라고 한다. 2.6kg으로 작게 낳은 딸이라서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를 엄청했다. 그때마다 대구에서 시어머님께서 손수 고아서 주신 곰국을 보내주셔서 잘 먹였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
<진화의 배신>을 다 읽고 수요일 저녁에 전화를 드렸다.
"어머님~ 저예요? 저녁은 드셨나요? "그래~이제 먹고 있다.
"어머님 ~좋은 음식을 먹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응? "약간 의아해 하면서 말씀하셨다.
" 오늘 너 생일인데 미역국 먹었나?"
"아니요. 미역국보다 더 좋은 음식을 먹여 주셔서 감사해요."
"어머님 ~ 사실 제가 <진화의 배신>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그 책을 읽으면서 좋은 음식에 대한 가치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저는 어머님께서 보내주신 곰탕이 이렇게 귀한 음식인 줄 몰랐습니다. 물론 어머니께서 배경 지식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지 않으시지만 체험적으로 좋다는 것을 알고 음식을 만들어주셨습니다. 그 귀한 음식으로 우리 딸, 남편, 그리고 저까지 좋은 음식을 먹었습니다. 멀리 있는 며느리 생일도 잊지 않고 미리 챙겨 주시고 감사합니다."
"그래 그렇게 알아주니 내가 더 고맙다. 주영아~"
3. 글을 마무리 하자면
인체가 만들 수 없는 영양소 섭취법 은 동물 전체를 먹는 것이다. 동물의 신선한 고기뿐 아니라 각 기관, 지방, 피, 골수 따위를 모두 먹으면 비타민 C, 비타민A, 엽산을 비롯한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이이들의 두뇌 발달에 꼭 필요한 다가 불포화 지방산도 동물의 뇌를 먹는 방법으로 충당했다.
온전히 동물만 먹되 동물전체를 다 먹는 식사의 안정성과 심지어 건강성까지 증명한 가장 유명한 예는 극지방 탐험가 빌 잘머스 스텐퍼스에 의해 알려졌다. 4) 86-87
독사 3기 모임 저녁식사- 내장탕
이것은 씽큐 3기 독사 모임 때 저녁 식사로 먹은 내장탕이다. 책을 읽으면 바로 실천을 해보는 것이 내가 독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 주말 저녁 식사메뉴로 내장탕 한 그릇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