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버그 + Fabiane's + 프로스펙트 공원 + 뉴욕식 피자
+ 제 여행기를 보시고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지 알아보세요, 또 어떤 내용을 경험할 수 있는지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빡세게 첫 이틀을 보냈다. 시차적응을 하기위해 새벽에 fly-in 했는데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둘째날도 강행군이었다. 내가 이렇게 시간을 쪼개서 여행하게된 이유는 사실 미리 잡혀있었던 공식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날, 나는 강건너 윌리엄스버그에 왔다.
면접(interview)을 보기 위해서였다.
커피가 맛있고 특히 라떼의 고소한 맛과 커피의 아로마 밸런스가 훌륭한 곳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근처의 카페로 향했다. 카페라떼 한잔으로 허기를 좀 달래고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목을 좀 풀 생각이었다. 영어로 인터뷰하는 것은 정말 긴장이 많이된다.
카페의 내부는 공장을 개조한 것 같았다.붉은 벽돌이 공간 내부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하늘로 나있는 창과 향긋한 빵굽는 냄새와 커피냄새가 따뜻한 느낌이 제법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한 쪽 구석에 자리잡고 한국에서 써온 대본을 읽으면서 입을 풀었고, 틈틈히 커버레터를 다시 읽었다.
카페라떼를 모두 마셨을 무렵 일어날 시간이 다 되었다.
면접을 마치고 곧바로 Fabiane's 로 달려갔다. 전형적인 카페테리아로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나는 이곳을 뉴욕을 여행할때마다 시간을 내서 찾는다. 내가 좋아하는 Baked Eggs with Tomato & Feta를 먹기 위해서다. sun-dried Tomato라고 태양에 말린 토마토를 feta 치즈와 계란 2~3개 섞어 오븐에 바삭바삭하게 굽는다. 서빙할 때는 바게트와 함께 버터도 함께주는데, 토마토의 감칠맛과 치즈와 버터의 고소함이 아주 잘어울린다. 최고다.
브루클린에서 시간을 더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면접으로 머리가 복잡해졌기 때문에 공원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 같았다. 이전에도 방문한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날씨도 좋았고, 사람도 많지 않았다.
사실 시간이 여유롭지 않은 관광객이 프로스펙트 공원에서 서성거릴 이유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가지 말아야할 이유가 차고 넘칠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내가 이 곳까지 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 공원에는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넓은 면적이다. 공원이 도시 전체를 대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일텐데 뉴욕에서는 가능하다. 그만큼 넓고 벗어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도시를 설계할 때에 이정도되는 면적을 공원에 할애한다는 것은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이 엄청난 면적의 땅을 부동산 개발에 할애한다면 그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될까? 또, 세금은 얼마나 더 많이 걷어드릴 수 있을까?
고층빌딩이 밀집한 뉴욕에서 센트럴파크의 존재는 역설적으로 더 강렬하다. 땅이 모자라서 높게, 더 높게 쌓아올리는 빌딩숲 사이에 이런 여유로움을 이해하려면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나는 센트럴파크를 이해하기 위해 프로스펙트 파크를 찾았다. 똑같은 건축가의 보다 대담한 설계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는 우리가 생활하기 위해 만들어진 발명품이라 생각하면 조금 더 생각해볼 여지가 생긴다. '우리의 삶은 어떻게 구성되고 흘러가는가?'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센트럴파크와 마찬가지로 프로스펙트 파크는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극단으로 치닫는다. 과연 이 곳이 내가 아는 마천루의 도시가 맞는지 헷갈릴 정도다.
자 이제 머리를 비우고 여유롭게 산책을 한번해볼까?
여행을 할 때 타임스퀘어나 센트럴파크같은 랜드마크를 가는 것도 큰 즐거움이지만, 도시의 속살을 보는듯한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나만의 길을 걷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일이다. 맨하탄으로 돌아가기 전에 일부러 지하철 몇정가장을 걸어가기로 했다. 과연 Park South는 어떤 동네일까? 어떤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맨하탄은 이미 포화상태로, 부동산 가격이 문자그대로 Next Level이다. 맨하탄에 통근할 수 있으면서 살아볼까 꿈이라도 꿀 수 있는 장소가 브루클린 혹은 그보다 더 외곽지역이다. Park South도 웬만한 경제력으로는 살기 힘든 곳이긴하다. (방1개 기준 통상 $2500 이상) 우리가 아메리칸드림을 상상해볼때 떠올릴법한 중산층의 삶의 풍경에 관심이 있다면 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취업과 면접준비로 복잡해졌던 마음이 공원을 한바퀴돌고, 브루클린하이츠를 돌아보면서 다 풀린 기분이었다.
뉴욕의 피자는 고유한 맛이 있다. 미국의 서부 (West Coast)에서도 피자를 즐긴적이 있는데, 뉴욕과 많이 다르다. 개인적으로 뉴욕의 피자가 훨씬 맛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피자가게는 Suprema라는 곳인데 직접만든 토마토페이스트가 정말 맛있다. 이 곳은 기본 베이스는 동일하지만 토핑에따라 여러가지 종류의 피자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근데 기본베이스가 정말정말 맛있으니 어떤 것을 먹어도 만족스럽다.
오늘은 유난히 먹는 것과 관련된 포스팅이 많았다.
잘먹고 힘내서 더 씩씩하게 돌아다니는 것이 중요한 하루였다.
무엇보다도 오늘 방문한 식당들은 내가 지난 10년동안 뉴욕을 오가면서 최고라 생각하는 곳만 골라 방문하였기 때문에 소개하고 싶었다.
과연 내일은 어떤 지역을 탐방하게 될까?
Day 4에서 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