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이별 중
비가 오는 밤.
왼손엔 우산을 들고
다른 손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칸쵸 두 개를 들고
골목에 네가 서있었다.
그러다 내가 길을 건너 나타나니까
활짝 웃으며 날 맞이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소
길게 올라가는 입꼬리 그 옆의 점
그리고 까칠까칠한 콧수염까지 환상적으로 멋져 보이는
그 웃음을 지으면서 네가 서 있었다.
번쩍 안겼다.
네 목에 꼭 매달려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하염없이 안고 있었다, 꿈에서 정말 그랬다.
현실은 달랐다.
우산도, 칸쵸도, 너도 없었다.
먼저 용기를 내 찾아갔다면 달라졌을까
수백 번 생각해봤지만 결국 답은 같았다
그래서 꿈에 나왔을 것이다.
더 달콤하고 더 아늑한 포옹을
길게 나누었던 것이다.
때론 다시는 볼 수 없는 대상이
꿈에 나오곤 한다.
*이 글은 <어른의 연애>에 수록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