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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덴 Sep 17. 2023

바닷마을 토마의 집

교토부 +day3 :이네후나야 숙소 CAFE & BB guri



이네후나야 숙소
CAFE & BB guri
2022. 12. 10


‘후나야’라 불리는 전통 수상가옥에 머무르고 싶었지만 예약이 어려웠다. 남은 집은 딱 하나. 카페와 숙박을 겸하는 CAFE & BB guri였다. 바다와 인접한 후나야는 아니었지만 이네 마을의 오랜 가옥 중 하나라 비어있는 일정표에 이름을 올렸다.

오후 3시. 체크인을 약속한 건물은 문이 잠겨있었다. 다른 출입구가 있는지 주변을 기웃거리다 길 건너에서 열쇠를 들고 걸어오는 호스트 ‘토마’와 마주했다. 그리고 은연중에 대만 영화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의 몇 장면이 떠올랐다. 영화 속 카페도 영업을 마감한 공간에 투숙객을 들였다. 아래층 카페의 불이 꺼지면 비로소 위층 객실에 불이 켜진다.

카페를 둘러볼 새도 없이 토마의 뒤를 따라 객실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았다. 경사를 다 오르고 나면 복도 끝처럼 족자와 수납장으로 장식한 벽이 나온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면 오픈형 구조의 객실이 널찍하게 펼쳐진다. 골조를 드러낸 천장의 상당한 높이와 바다를 향해 나 있는 통창의 너비가 수직 수평적으로 시원한 공간감을 부여했다.

나무 바닥, 나무 기둥, 나무 천장. 사방을 이루는 모든 것이 나무로부터 비롯되었다. 창틀의 빗살 역시 나무를 재료 삼아 모양을 냈는데 예스러우면서도 요즘의 멋이 담겼다. 전나무 같기도 하고 뒤집어 보면 물고기 같기도 한 패턴은 바다와 숲으로 둘러싸인 이네의 풍광에서 끌어온 것 같았다. 병풍처럼 늘어진 창문을 머리맡에 두고 그 아래에 놓인 매트리스에 몸을 누이면 자연 한복판을 구르는 기분이 들었다. 푸른 바다 한 조각, 가을 숲 한 조각, 자연의 조각들이 모인 곳. 그 속에서 나는 간만에 숨을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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